지방자치제와 제안공모제도
지방자치제와 제안공모제도
  • 엄경철 선임기자
  • 승인 2025.04.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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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제안공모는 특정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 등에서 적용하는 보편적인 제도다. 공공기관이 추진 또는 해결하기 쉽지 않은 전문영역에서 오랫동안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축제, 전시, 행사 등이다. 다른 분야에도 적용되기는 하지만 이 분야는 제안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한다.
제안 공모 참여업체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제안서를 만들어 평가받는다. 업체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안서를 최종적으로 선정하는 것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들의 몫이다.
제안공모제도는 업체들이 만들어낸 기획서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원활한 사업 추진을 담보할 수있다. 잘 만들어진 기획서를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행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사업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여기에는 아주 좋은 제안서를 골라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그만큼 제안서 평가위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잘 만들어진 제안서를 선택하기 해서는 평가위원들의 냉철한 판단과 전문성에 공정성이 요구된다.
제안서 평가과정에서 경쟁하는 참여업체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작품이 선정되도록 최선을 다한다. 제안서가 선택되기까지 업체는 전문인력과 적잖은 제안서 제작경비를 투입한다. 업체 입장에서는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보니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제안서 평가에서 반복적으로 탈락하면 사업영위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사활이 걸린 제안서 공모 경쟁이 되면서 막후 비즈니스도 치열해진다. 막후 비즈니스 없이 제안서만으로 경쟁하는 경우도 있지만 영업력은 결과를 좌우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영업대상은 평가위원이다. 우호적 평가위원을 확보해야 제안서 평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평가위원 확보전이 과열되면서 불공정 논란이 빚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제안서 평가위원 공모제다.
평가과정에의 불공정 등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평가위원 공모제가 시행된지 수년이 흘렀지만 신통치 않다. 오히려 불공정 시비가 더 심화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제안서 평가위원 공모에 100~600명이 지원한다. 7~9명의 평가위원 모집에 전국의 전문인력들이 대거 몰리는데 신종 알바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얼마 안 되는 수당을 받기위해 그렇게 많은 전문가들이 자원등판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극히 비정상적이다보니 평가과정에서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최근 충북에서 축제 대행사 제안서 공모과정에서 심각한 공정성 문제가 발생해 업체를 재선정하는 일도 있었다. 평가위원 공모제 불공정이 현실화한 것이다.
그럼에도 지자체들은 여전히 기존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청주시가 인력풀 제도를 도입해 지역내 전문가을 최대한 확보, 불공정 해소와 지역 실정에 맞는 평가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의지를 실천에 옮겼다. 시행 결과에 따라 제도 개선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제안서 공모 평가 불공정 외에도 지역제한없는 무한경쟁으로 지역업계가 고사직전이다. 
수도권의 덩치 큰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는 지방업체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면서 지방자치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자체가 지방업체 고사를 뒷짐지고 지켜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을 살리지 못하는 지자체에 대한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로 무한경쟁에 노출된 업체들이 시름하고 있다. 지역제한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점검과 지역업체 살리기 해법찾기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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