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구력 골프 끊고 피클볼 매력에 빠져
남편의 권유 … 14면 전용경기장 건설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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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어울리고 실수해도 웃으며 할 수 있다는 점이 피클볼의 큰 장점이에요.”
22일 충북 청주시피클볼협회 제4대 회장에 취임하는 우귀남 회장(68)은 첫 소감부터 피클볼 예찬론을 폈다.
우 신임 회장이 피클볼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22년 5월 무렵이었다.
우 회장이 평소 즐겨했던 운동은 본래 골프였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남편 조천희씨(68·㈜한양종합건설 회장·전 충북대 총동문회장)와 함께 골프를 시작한 뒤 25년의 구력에 보기플레이어의 실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몇년 전부터 어깨에 통증을 느끼면서 좋아하던 골프 라운딩을 줄여나가고 있었다.
이때 우연히 접한게 피클볼이다.
“절친과 함께 무심천 산책로를 걷던 중 피클볼을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됐고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에 관심을 갖게됐어요.”
마침 친구도 피클볼 운동에 한참 매료돼 있던 터라 자연스럽게 피클볼에 입문하게 됐다.
“이전에는 골프를 즐겨했었는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몸이 힘들어하는 것을 느꼈고 피클볼은 규칙도 어렵지 않고 나이든 사람도 무리없이 쉽게 운동을 즐길 수 있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피클볼에 빠져든 우 회장은 1년정도 골프와 피클볼을 병행해오다 요즘에는 아예 골프를 접었다.
남편에게도 피클볼을 소개하니 남편 역시 피클볼에 빠져들면서 부부가 피클볼 광팬(?)이 됐다.
지역 아마추어 골퍼사이에 장타자로 입소문 난 남편 조씨는 “피클볼을 해보니 골프 운동과 재미와 운동량에서 비교가 안된다”며 “얼마전부터 무릎 통증으로 고생해왔는데 무릎과 허벅지 근육이 강해지면서 통증이 사라졌다”고 부인의 피클볼 예찬론을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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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회장 역시 “쉬운 규칙과 달리 운동량이 상당해 유산소 운동은 물론 근력에도 굉장한 도움을 주는것 같다”며 “특히 하체 근력 운동을 많이 시켜주는 운동이라서 아픈 무릎이 건강해지고 골다공증이 나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부연했다.
피클볼은 이런 특성으로 젊은층은 물론 시니어층, 특히 50대 이상 여성 시니어들 사이에서 인기가 훨씬 높다. 회원 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다.
청주시에만 현재 12개 클럽의 600여명이 협회 소속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협회 측은 올해 회원 수를 1500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 회장은 “여러 동호회가 많다보니 경기를 통해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사교적인 스포츠”라며 “현재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으로도 자리 잡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빠르게 늘고 있는 회원들에 비해 피클볼 전용구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청주의 경우 4곳에 피클볼 운동장이 있지만 늘어나는 회원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여건에 동호회 차기 회장을 자임한 우 회장은 한가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남편, 조씨와 함께 피클볼 전용경기장을 건설하는 구상이다.
이미 청주시 서원구 남일면 가마리에 피클전용구장 14면을 건설 계획을 잡고 설계까지 마쳤다.
조 회장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우레탄 바닥에 선을 긋는 것만으로 운동장으로 쓸 수 있는게 피클볼”이라며 “테니스 코트 하나에 피클볼장 4면을 조성할 수 있어 굉장히 저렴한 비용으로 구장을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클볼이 가져다주는 이 활력 덕분에 하루 하루 활기를 느낍니다. 퇴근 후 피클볼 운동을 한다는 기대감으로 하루가 행복합니다.”
장남 경일씨(41·환경부 사무관), 차남 경훈씨(39·㈜한양종합건설 대표)와 공학박사 3부자로 지역 건설업계에 화제가 됐던 조씨 부부의 피클볼 사랑 덕에 청주에는 근사한 피클볼 경기장이 들어서게 될 것 같다.
/남연우기자 nyw109@cc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