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地名)에서 연상되는 재미있는 요소를 채운 새로운 지역축제가 등장해 화제다.

기존 지역축제는 지방자치단체마다 특산품과 주제만 다를뿐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뻔한 축제라는 오명을 써왔다. 일부 축제는 바가지요금과 부족한 인프라로 지자체 예산 뿌리기 축제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명을 활용한 재미있는 요소로 가득 채운 지역축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충청지역에선 △공주 페스티벌 △괴산 사리 면발축제 △청주 K-막걸리 페스티벌 & 김치 축제 등이다.



# `공주(Princess)'를 테마로 한 `2024 공주 페스티벌'

공주에서는 오는 16일 2024 공주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공주(Prince

ss)'를 테마로 다양한 연령대의 관광객과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들로 구성했다. `상상 속의 공주 콘셉트로 진행되는 11월 축제는 공주 퍼레이드와 공연 등이 준비됐다. 축제에서는 1만원으로 `프린세스메이커 풀패키지'를 즐길 수도 있다.

이 축제는 정부 공무에 선정된 공주시의 `2024 야간관광 특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공주 페스티벌은 8월 `물의 공주'를 시작으로 9월 `빛의 공주', 10월 `백제의 공주', 11월 `상상 속의 공주', 12월 `얼음 공주 등의 주제로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 괴산군 사리면에선 `사리면발축제'

괴산군 사리면사무소 광장에서는 지난달 5~6일 이틀간 `제1회 사리면발축제'가 열렸다.

이 축제는 사리면의 지명이 `국수를 포개어 감은 뭉치'를 뜻하는 `사리'와 발음이 같다는데서 착안해 기획됐다. 주민주도로 치러진 이 축제는 사리면 소재 각 마을의 고유한 국수를 선보이는 경연대회인 `사리면발왕 선발대회가 큰 관심을 모았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수타면 시연이 진행돼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파게티면으로 공예품을 만드는 `사리면발 건축왕 프로그램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 청주 `2024 대한민국 K-막걸리 & 김치축제'

청주시에선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시 사흘간 청주시 문화제조창 잔디광장에서 2024 대한민국 K-막걸리 & 김치축제가 열렸다.

충북에서 생산되는 전통주들이 해마다 우리술 품평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정작 `막스포'나 막걸리 축제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탓에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는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지명과 연관지어 `청주(淸州)에서 청주(淸酒)축제를 열었다'는 해석을 내놨다.



# 김천 `김밥천국'의 준말 `김밥축제'

전국적으로는 경북 김천의 김밥축제가 인기다.

경북 김천시는 MZ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김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이냐'는 설문에 `김밥천국'이라는 답변이 나온 것을 계기로 축제를 기획했다. `김밥천국'의 줄임말이 `김천'인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축제 시작 전부터 스토리텔링이 입소문을 타면서 축제를 향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달 26일부터 27일 김천시에서 열린 `제1회 김천김밥축제에는 예상 방문객 수(2만명)의 5배가 넘는 10만명의 인파가 몰리며 대성공을 거뒀다.



# 말장난 아닌 차별화된 큰텐츠 필요

지명과 관련된 축제들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말장난이 아닌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시적인 관심 끌기를 넘어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숙제도 남았다. 공주 페스티벌만 해도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4년간 사업을 보장받았지만 이후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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