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은 재난 현장의 최전선에 서 있는 직업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남성 중심의 직군으로 여겨져 왔다. 재난 현장에서는 신체 능력과 담력이 필수적으료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의 재난 현장은 과거의 것과는 다르다. 사회가 급변해 나가는 만큼 재난현장의 양상도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다양한 배경과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협력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야한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 조직에서 그 첫 걸음이 바로 양성평등이 될 수 있다. 이는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
대부분의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한 신체능력을 가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여성 소방공무원들은 남성과는 다른 경험과 통찰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 보다 성세하고 유연한 대응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조직의 인식은 아직 그런 기대를 하기에 덜 성숙해 있다. 그렇기에 명목상 양성평등에 의한 인원 할당이 아닌 그들의 능력을 고려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소방공무원이 자신의 역량을 함양시키고 그에 따른 성과를 평가받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 첫 걸음은 성별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한 조직 문화 개선이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도입해봤자 사람들의 인식 수준이 올라가지 않으면 해변가에 모래성을 짓는 것이나 다름 없다.
정적인 교육과 워크숍을 통해 성별 고정관념을 해소하고, 성과와 역량에 따라 동등하게 존중받는 문화를 형성해 다양한 시각이 존중되는 환경을 조성한다.
둘째로는 각자의 역량에 맡는 교육 훈련 시스템 도입이다.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각자가 더 잘하는 분야는 확실하게 있다. 강점관점을 활용해 성별 제한 없이 각 인원이 더 뛰어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교육을 집중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셋째로는 가족 친화적 정책과 유연 근무제 도입이다. 소방 업무 특성상 야간 근무나 긴급 출동이 빈번하다. 그렇기에 모든 소방공무원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탄력 근무제나 재택근무와 같은 유연한 근무 형태를 제공해 모든 직원들이 보다 안정적인 근무 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조직 내 양성평등을 촉진할 뿐 아니라, 근무 만족도를 높이고 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소방 조직 내에서 양성평등을 실현하는 것은 단순히 특정 성별을 배려하는 일이 아니다. 모든 조직원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국민에게 더 나은 안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길이다.
이러한 노력은 조직의 성장을 도모하고,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존중받는 근무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과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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