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정부효율부
트럼프의 정부효율부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4.11.1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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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떨고 있니?

미국 연방정부 소속 공무원들이 요즘 대규모 감원 공포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바로 테슬라의 창업자이자 대표인 일론 머스크 때문이다.

내년 1월 트럼프 제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지난 12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임명된 머스크는 일성으로 연방정부 예산 감축과 정부 기관 축소를 공언했다.

이는 그가 지지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뜻과 궤를 같이한다. 앞서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연방정부 기관의 비효율성을 지적해 왔다. 연방 정부 기관이 428개 인데 지나치게 많고 영역이 겹치는 곳이 많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머스크도 정부효율부 장관으로 내정되기 전부터 벌써 “99개면 충분하다”며 트럼프에게 호응했다.

머스크는 트럼프과 비슷한 성격으로 일단 일을 하면 속전속결, 거침이 없다.

당장 머스크는 연방정부 예산 삭감에 나설 전망이다. 그는 대선 기간 중이던 지난달 27일 트럼프의 선거 운동을 도우면서 미 연방정부 예산(6조 7500억 달러, 약 9423조 원)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조 달러(약 2792조 원) 이상을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기관도 400여개에서 99개로 줄일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산을 2/3로 줄이고 정부 기관수를 75%나 감축하겠다는 얘기인데 실현된다면 대규모 공무원 감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 산하 기관 공무원 수는 약 230만명. 경우에 따라 100만명 가까이 해고 통보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여서 미국 공무원 사회가 벌써부터 들끓고 있다.

미 공무원들이 불안에 떠는 이유는 무엇보다 칼자루를 쥔 수장이 바로 일론 머스크라는 점이다. 이미 그는 꼭 2년전인 2022년 11월 소셜미디어 그룹인 트위터(현재의 X)를 인수하면서 한 차례 `실력'을 보여줬다.

머스크는 당시 트위터 인수 직후 심각한 적자 상황을 타개하고자 곧바로 전체 8000명에 가까운 직원 중 3/4에 달하는 6000여명을 해고했다. 1년에 십만달러 이상을 받는 고액 연봉자는 물론, 하급 직원까지 불필요한 인력이라고 판단되면 가혹하리만큼 거침없이 잘라냈다.

그 결과 살아남은 직원 수는 1500여명, 이중 혁신을 주도할 직원들을 요직에 앉히고 체질 개선에 나선 결과 트위터는 머스크가 인수한 후 1년만에 연간 1억달러(1400억원)를 절감하면 안정 궤도에 진입 중이다.

트럼프의 머스크 등용은 일단 성공한 듯하다. 미 언론은 일부 과격(?)한 예산 삭감과 인력 감축이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하면서도 대체적으로 여론의 호응도가 높은 점을 고려한 듯 `기대6 우려4' 정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트럼프의 과감한 용인술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시 가장 긴장해야 할 곳은 통틀어서 중앙, 지방행정부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지방정부의 `혈세낭비형' 선심성 사업들.

제대로 된 검토없이 치러진 동계올림픽 때문에 강원도에서 세금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1조원에 가까운 경기장 등 건축물.

이쯤이면 우리도 정부효율부의 신설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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