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오창은 우리나라 이차전지산업의 성지로 통한다.
굴지의 이차전지기업들이 몰려있는 이곳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가지역이 불야성을 이뤘다.
그런 곳이 최근엔 달라졌다. 음식점과 술집이 일찌감치 문을 닫는다. 초저녁에도 가게마다 한산하기만 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활황이었던 이차전지 경기가 나빠지면서 손님이 줄어든 탓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글로벌 사장을 엄습하면서 관련업계가 혹한기를 맞았다. 이차전지 뿐 아니라 바이어제약 등 충북의 핵심전략산업들 역시 맥을 못추고 있다.
SK하이닉스만이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호황으로 지역내 관련업계가 간신히 버티고 있다.
각종 지표에서도 지역경제의 침체국면은 확연히 드러난다. 실업자가 늘었고, 무역수지 흑자폭 감소가 커졌다.
지난 13일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충북의 실업자는 1만8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000명이 늘었다. 증가율 14.3%로 충청권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건설업, 자영업, 청년 등 고용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북의 생산과 수출도 신통찮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생산은 –2.9%, 수출은 –8.7%이다. 무역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흑자폭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기 침체국면의 충북경제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보호무역주의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노믹스(Trum pnomics)에 직면했다. 수출 의존도가 큰 충북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미국 대선 영향으로 국내 경기가 요동치고 있다.
국내 증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치솟고 있다. 한동안 안정세였던 물가마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65.49포인트(2.64%) 하락한 2417.08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13일(2403.76) 이후 최저치다. 세계 증시가 트럼프 랠리 중인데 한국만 역주행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대선이 끝나자마자 증시가 급락했다.
환율과 수입 물가가 동반 상승한 가운데 수출마저 트럼프 위기를 맞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장벽 구축과 대중 견제 강화로 한국경제 전망이 어두워지자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고 있는 것이다.
국내경제만큼이나 충북경제는 복합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경제위기는 시작에 불과하다. 내년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역경제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긍정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무역협회 충북본부는 트럼프 당선 직후 충북경제에 미칠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트럼프시대 도래는 자국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충북의 핵심산업인 반도체와 이차전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한편으로 반도체의 경우 중국경제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예상했다.
우려되는 트럼프 정부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보조금 축소 또는 폐지 역시 미국내 이해관계가 얽힌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러면서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전략 마련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런데 정착 충북도, 청주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반응이 없다. 지자체들의 싱크탱크인 연구원들의 존재감이 전혀 없다.
위기의 경제를 구하기보다는 문화도시와 꿀잼도시 조성을 주요현안으로 삼고 있는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지자체들이 경제위기에 적극 대처할때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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