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청주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충북을 첨단바이오산업 선도기지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카이스트 오송 캠퍼스와 대학·연구기관·바이오기업, 법률·금융·회계와 같은 사업지원 서비스 기업이 입주하는 K바이오 스퀘어 조성 지원을 발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속도감있는 추진을 강조하면서 충북도는 최근까지 K-바이오스퀘어 조성에 집중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속도감있는 약속이 무색하게도 K-바이오스퀘어 조성사업 예타면제가 무산됐다.
지난 5월 신청한 예타도 실패했다. 그리고 9월 2일 예타에 재도전했다.
글로벌 경쟁 대열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실기(失期)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에 속도감있게 사업을 추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문제는 예타를 거쳐 사업을 추진하면 하세월(何歲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예타 대상사업에 선정되면 1년 가량의 조사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럴 경우 예타 결과는 2025년말에나 나온다.
예타통과도 장담할 수 없거니와 상황에 따라서는 사업비 축소까지 감수해야 한다.
현재 총사업비 2조4000억원을 단계별로 나눠 추진하겠다는 명분으로 사업비를 대폭 낮춘 상황이다.
더 낮춰진다면 K-바이오 스퀘어의 본래 의미를 살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
예타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예타면제가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K-바이오스퀘어 사업의 예타면제 이유는 많다.
첫째, 정부가 K-바이오 스퀘어를 왜 조성해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는 점이다.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신속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고, 관련사업들이 진행 중이다.
오송3산단을 K-바이오 스퀘어로 조성하기 위해 카이스트 오송캠퍼스를 중심으로 대학, 기업, 연구소, 병원, 상업시설이 융합된 형태로 전면 재배치했다.
오송1산단은 K-바이오 스퀘어로 탈바꿈하기 위해 연구용지를 복합용지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미 사업이 부분적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예타 명분이 떨어진다.
둘째, AI바이오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K-바이오 스퀘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AI를 활용한 혁신신약개발, 의료로봇시장은 큰 폭의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새 시장에 대한 각국의 선점 각축전이 그만큼 치열하다. 경쟁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바이오 미래는 없다. K-바이오스퀘어를 AI바이오 맞춤형으로 조성해야 한다.
셋째,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K-바이오 스퀘어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미국의 생물보안법 제정은 글로벌 바이오제약시장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에게 큰 기회이면서도 다른 국가의 도전을 극복해야 한다.
AI바이오시대 도래와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적기에 인력을 양성해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K-바이오스퀘어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K-바이오스퀘어의 핵심인 카이스트 오송 캠퍼스는 AI바이오가 융합된 핵심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결국 실기하지 않기위해서는 속도와의 싸움이다. 대통령도 이런 점에 공감하고 속도감있는 사업 추진을 강조한 것이다. 사업의 철저한 검증을 명분으로 예타를 고집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주말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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