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군민에 또 희생 강요하는가
단양군민에 또 희생 강요하는가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4.08.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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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엄경철 선임기자

 

단양은 천혜의 자연자원 보고(寶庫)다. 소백산, 월악산 등 자연자원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을 추진할 정도로 잠재적인 지하자원도 많다.

단양은 동굴이 많아 선사시대부터 인간이 살기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 생명의 근원인 물이 있고 수렵 등 사냥이 용이한 데다 주거할 수 있는 동굴이 즐비하다. 큰 강이 있는 석회지대의 장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인 곳이 단양으로 남한강변의 수양개유적지를 비롯한 많은 유적지가 있다.

그런 단양군은 우리나라 경제개발과정에서 큰 희생을 강요받았다. 해방후 남한은 자원과 물자 부족에 시달렸다.

전력생산시설과 시멘트생산이 대표적이다. 미군정하에서 경제개발이 시급했던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단양에 대규모 시멘트공장을 만든다.

산업자원 확보를 명분으로 단양의 석회지대 산이 잘라나가고 그로 인한 물난리, 대기오염, 수질오염 등의 모든 고통은 단양군민들이 떠안아야 했다. 시멘트공장이 밀집한 매포지역은 1990년대 중반까지 매년 물난리를 겪었다. 시멘트 생산과정에서의 물을 흡수하는 기능을 했던 산림이 없어지면서 주민들이 물난리 고통을 받은 것이다.

해방후 국가 경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단양군은 또다른 희생을 강요받았다. 자연자원 보존을 위한 국립공원 지정과 댐 건설이었다.

단양에는 소백산(1987년 지정)과 월악산(1984년 지정) 국립공원이 있다. 월악산국립공원은 지정된지 40년이다. 최근에는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국립공원내에서는 사유재산권을 거의 행사할 수 없었다. 공원 지정이후 먹고살기 힘들었던 공원내 원주민들은 대부분 고향에서 쫓겨나다시피 떠나야 했다.

충주댐 건설은 상류지역인 단양에 큰 타격을 입혔다. 1985년 건설된 충주댐은 552만661㎡의 면적이 물에 잠기는 대역사였다. 면소재지인 단성면이 물에 잠겼고, 2684가구가 신단양으로 이주하거나 고향을 떠났다.

충주댐 건설은 서울 등 수도권의 물 공급과 에너지 생산, 홍수조절 목적이었다.

수도권을 위해 강제이주를 강요받은 단양군민들에게 정부는 꿈의 관광호반도시 건설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약속이행은 고사하고 댐 건설이후 물난리 고통은 계속됐다. 큰 비가 왔을 때 수도권을 의식해 댐을 개방하지 않아 단양의 댐 수변지역은 물난리를 겪어야 했다.

관광호반도시 건설은 아직까지 그 실체를 찾아 보기 어렵다.

그런데 단양군민들은 또다시 댐 건설을 강요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40년전 면소재가 충주댐 건설로 물에 잠긴 단성면이 대상지역에 포함됐다.

환경부 계획에 따르면 단양군 단성면과 대강면이 댐구역에 포함된다.

특히, 댐 건설로 단성면 우화교 상류부터 소선암교까지 직선거리로 3.8㎞ 구간의 수몰이 예상된다. 신설예정인 댐 구역은 정부가 40년 동안 지역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보존했던 월악산국립공원이다. 단양팔경 중 삼경이 있는 선암계곡이기도 하다. 주민 희생으로 수 십년 동안 보존했던 자연자원을 수장시키는 셈이다.

다목적댐 내에 용수전용 댐을 신설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 일부 산간지역이 심한 가뭄에는 식수공급에 차질이 있기는 하지만 댐 건설까지 해야 할지는 의문이다. 우리나라 수자원 보고로 꼽히는 충주댐 내 신설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니, 단양군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단양의 격앙된 분위기에도 충북도는 공식입장을 내지 않고 있으니 그 의중 역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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