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청정에너지 풍력발전 이대로 두고 볼 건가? ①
완벽한 청정에너지 풍력발전 이대로 두고 볼 건가? ①
  • 김정태 충북대 스마트생태산업융합학과 대학원 겸임교수·전 리클린홀딩스대표
  • 승인 2024.06.1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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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NET ZERO)칼럼
김정태 충북대 스마트생태산업융합학과 대학원 겸임교수·전 리클린홀딩스대표
김정태 충북대 스마트생태산업융합학과 대학원 겸임교수·전 리클린홀딩스대표

 

풍력(風力). 말 그대로 바람의 힘이라는 뜻이다.

태양 복사에너지로 인한 공기의 순환 대류 현상으로 발생하는 바람의 힘(풍력)은 지구 태동과 함께 등장했다. 앞으로도 지구가 존재하는 한 멈추지 않을 것이다.

풍력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됐다.

바람의 힘을 이용한 돛단배는 기원전 수천년 전부터 있었다. 서강 열국은 돛단배를 군사적, 상업적으로 범선으로 개량시켜 소위 신대륙을 개척했다. 범선은 산업혁명 이후 증기선에 그 자리를 내어주고 화석연료 내연기관 선박과 원자력이나 수소 암모니아 추진선 앞에 설 자리를 잃었다.

중세, 근세에 걸쳐 전 세계의 역사를 바꿔 놓은 바람의 힘 범선은 인류역사에서 사라지는 걸까?

화석연료 등장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풍력은 최근 신재생 에너지 풍력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다시 등장했다. 바람의 운동에너지는 로터 블레이드라는 소위 바람개비를 돌리는 에너지로 바뀌고 이 회전 에너지는 발전기를 만나 전기 에너지로 바뀐다. 풍력발전의 기본 원리다.

바람은 자연에서 무료로 얻으니 무궁무진한 공짜 자원이다. 아무리 전기를 만들어 내도 지구상에 단 하나의 탄소 발자국도 남기지 않는 완벽한 청정 에너지원이다. 기후변화에 온난화로 신음하고 있는 지구를 구할 유력한 슈퍼스타다. 바람 자원이 풍부한 북유럽, 특히 덴마크는 전체 전기 에너지의 20% 이상을 풍력에서 얻고 있다.

풍력이 그렇게 좋으면 모든 나라나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 빈국 우리도 풍력발전을 통해 전기 에너지를 얻으면 될 텐데 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을까. 이같이 풍력발전이 널리 보급되지 못하고 있는 원인으로 다섯 가지를 손꼽는다.

첫째, 균등화발전비용(LCOE:Levelized Cost of Energy), 즉 경제성에서 풍력은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 원가에 비해 1/3~1/2 정도 더 비싸다. 한마디로 돈이 안 된다. 아니면 풍력발전 보급이 확대되면 발전 원가가 높아져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게 지금의 현실이다.

둘째, 풍력발전의 간헐성이다. 풍력은 바람이 불면 전기가 생산되고 바람이 안 불면 발전기가 멈춘다. 안정적인 전기 생산을 기대할 수 없다. 신재생 에너지의 한계이다. 에너지 저장장치 ESS를 추가할 수도 있겠으나 비용이 올라가 경제성이 떨어지고 잉여 전력을 활용한 그린수소나 암모니아 생산은 기술적, 경제적 측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

셋째, 지리적 여건의 한계이다. 풍력발전은 풍속 평균 5m/s 이상은 돼야 경제성이 확보된다. 대부분의 한반도 내륙은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 힘들다. 현재 진행중인 대부분의 풍력발전이 해상, 특히 서남 해안 및 육상이라도 바다 인근에 집중돼 있는 이유다.

넷째, 풍력 발전이 서남해안에 집중 개발돼 남는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고 와야 하는데 송전망이 부족하다. 주민수용성 등의 이슈로 송전로 신설이 쉽지 않다. 오죽하면 발전소 보다 송선로 건설이 몇 배나 힘들다고 할 정도다.

마지막으로 정책적 제도적 부분이다. 한국은 풍력발전 사업 개발을 하기 극도로 어렵다. 풍력발전과 관련, 인허가를 진행하는데 8년 이상이 걸린다. 세계 굴지의 에너지 기업 S사는 수 조원 규모의 풍력사업을 진행 중 최근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지리적 여건이야 어쩔 수 없으나 경제성은 풍력발전이 확대 보급되면 규모의 경제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될 부분이다. 지구를 지키는 수퍼스타, 완벽한 청정에너지 풍력발전을 이대로 두고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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