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관계가 깨어지고, 승진에서 밀리고, 동료와의 관계가 엉망이 되어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이 모든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해 줄 방법이 있다.
의사가 “건강검진 결과 당신 간에서 암이 발견되었습니다”라고 한마디 하면 부부문제, 승진문제, 동료관계 문제 등이 일시에 없어진다. 가장 치명적일 줄 알았던 어떤 사건이나 아픔은 그보다 더 큰 파도가 밀려오면 뒤로 밀려난다.
# 전경과 배경
독일 정신분석학자 프리츠 펄스(Fritz Perls)에 의해 발전된 게슈탈트(Gestalt) 심리학에 의하면 사람은 세상을 전경(前景)과 배경(背景)으로 인식한다.
전경은 지금 자신에게 도드라지게 느껴지는 것이며 배경은 전경으로 인해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나의 그림에서 어떨 때는 컵이 보이고 어떨 때는 사람 얼굴이 보이는 것이 전경과 배경에 의한 인식 때문이다.
전경이 된 문제는 언제든 바뀔 수 있으며, 전경으로 떠올렸던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그것은 배경으로 사라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다음으로 중요한 대상이 전경으로 떠오른다.
출근하기 전 부부간 말다툼을 하고 불편한 마음으로 회사에서 업무를 본다.
업무에 집중을 하려 해도 일이 손에 잘 안 잡힌다. 지금 해결해야 할 업무가 전경으로 떠올라 있는데 아침 부부싸움에서 내뱉은 심한 말로 인한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불편한 감정이 전경으로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배경에서 전경으로 떠올라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이다.
사람은 누구나 고통을 피하기 위해 회피하거나 포기할 수 있다. 게슈탈트 이론에 따르면 이렇게 좌절되거나 포기한 그리고 회피한 경험들은 배경으로 물러나지 못하고 항상 전경으로 떠오르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한다.
# 미해결 과제
삶에서 고통과 고민, 좌절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누구나 해결되지 못한 과제를 안고 살아간다.
트라우마에 대한 기억, 과거 중요한 사람과의 해결되지 못한 감정, 상실과 치유되지 못한 마음, 실패에 대한 기억 등 오래되었지만 현재 자신의 삶을 괴롭히는 것들을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미해결 과제'라 부른다.
가능하면 빨리 이 미해결 과제들은 해결해야 한다.
아침에 부부싸움으로 인한 미해결 과제가 지금 해결해야 할 회사일에 집중하는 것을 힘들게 한다면 문자를 보내든지 전화를 하든지 해서 사과를 하면 그 문제는 해결된다. 그러면 그 문제는 배경으로 사라져 버린다.
그런데 해결하기 불가능한 어려운 미해결 과제들도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매번 떨어지는 시험, 잘 지내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함께할 수 없는 사람들, 내 길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다양한 도전의 영역들 등.
이때 미해결 과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내려놓기', 다른 말로 `포기'다. 때론 포기가 무책임한 도망이 아니라 다른 길을 걷겠다는 선언일 수 있다. 내려놓는다는 것, 포기한다는 것은 여태까지 들였던 시간과 에너지, 비용 등을 모두 놓아 버리는 것이기에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때론 포기했을 때 일은 더 잘 풀릴 수 있으며 새로운 삶의 문이 열리기도 한다.
모든 일이 최선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끝까지 이루어지지 않는 일도 많다. 그럴 때는 내려놓을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경으로 떠오르지도 못하고 배경으로 사라지지도 않아 중간층에 남아 자신을 괴롭히는 해결 불가능한 미해결 과제는 과감히 치우고 새로운 전경을 맞이하려는 용기와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