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공무원 대상 글쓰기 특강 “쉬운 우리말 정책 홍보효과 높여”
지자체 공무원 대상 글쓰기 특강 “쉬운 우리말 정책 홍보효과 높여”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3.10.26 2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말을 다듬는 사람들
정문섭 에이플러스 성공자치연구소 대표
정문섭 에이플러스 성공자치연구소 대표

 

“많은 외래어가 고착화돼 대체어를 찾는 게 되레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은 공공기관이 책임감을 느끼고 노력하지 않은 탓입니다.”

정문섭 에이플러스 성공자치연구소 대표이사(63)는 도내 지역 일간지에서 25년간 기자 생활을 했다. 정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특강 강연자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현재 그는 청주시청과 구청, 도내 시·군 지방자치단체에서 쉬운 우리말 보고서 쓰기 특강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20여년의 기자생활이 몸에 배어서인지 인생 2막도 기획, 홍보, 보도자료 작성법, 보고서 특강을 하게 됐다”며 “공공기관 강연을 할 때 특히 강조하는 점은 홍보자료나 보도자료를 작성할 때 도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외래어나 전문용어, 잔재 일본어보다는 쉬운 우리말로 작성하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특강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해하기 쉽게 작성하라는 점이다. 그는`동물농장'의 저자인 조지오웰이 제시한 글쓰기 6가지 원칙을 공공기관에서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지오웰의 글쓰기 원칙 6가지 원칙은 △익히 봐왔던 비유, 직유를 절대 사용하지 말 것 △짧은 단어를 쓸 수 있을 때는 절대 긴 단어를 쓰지 말 것 △빼도 지장이 없는 단어는 반드시 뺄 것 △수동태보다는 능동태로 쓸 것 △일상용어로 대체할 수 있는 외래어, 과학용어, 전문용어는 쓰지 말 것 △아주 교양 없는 표현을 말하느니 차라리 위의 원칙을 깰 것 등이다.

정 대표는 공공기관에서 쉬운 우리말을 두고 외래어를 남발하고나 어려운 전문 용어를 많이 사용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한다.

그는 “예를 들어 지자체가 운영하는 `농촌 어메니티 체험'의 경우 일반인들이 어메니티가 뭔지 알 수가 없다”며 “아무리 홍보를 해도 내용을 모르니 관심이 생길 리 없고 당연히 참여가 저조할 수밖에 없는 데 이것이 주민을 위한 정책인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외래어 사용이 늘면서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문맹률도 높아지는 점도 우려했다.

그는 “공직자들이 공문이나 보도자료에서 외래어를 남발하면서 쉽고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만든 한글의 창조 목적이 사라지고 문맹을 만드는 데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공무원들이 일상용어처럼 사용하는 산출내역서는 산출명세서로, 내역구좌는 내역계좌로, 입찰용어인 수의시담은 가격협상으로 각각 변경해 사용할것을 당부했다.

정 대표는 “공직자들이 책임감을 갖고 공공언어를 쉬운 우리말로 쓰고 대체어로 변경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쉬운 우리말을 쓰려고 노력해야 도민을 위해 만든 정책 홍보 효과가 올라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끝> /김금란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