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찾은 오송호수공원 내 연제저수지를 보고 한숨이 나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저수지를 뒤덮은 마름(정수 수초)을 보고 나서다. 저수지를 둘러싼 데크를 반 바퀴쯤 걷다가 물밑에서 날아오르는 날벌레의 성가심에 산책을 포기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송이 핫 플레이스인데 어떻게 이리 관리가 안 되나.'
이는 기자 생각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도 불편함을 토로했다. 일부 문제의식이 있는 시민들은 저수지를 가득 메운 마름과 풀 등을 제거해달라며 청주시나 한국농어촌공사 청주지사에 민원을 넣기도 했다. 그러나 대답은 늘 같다. “노력하고 있다, 또는 하겠다.”그게 전부다.
궁금했다. 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 청주지사 담당자는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매년 같은 민원이 왜 반복되는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지 물어봤다. 답변이 재밌었다.
“오송 연제저수지요?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여긴 애초부터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된 곳이잖아요. 우리 기관은 그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고요. 또, 마름이 많이 생겼다고 해서 저수지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닙니다. 보기에 안 좋아서 제거해달라는 민원이 들어오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마름을 전체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여건도 안 되고요.”
이 저수지는 인근 논밭에 물을 공급해주는게 주된 용도고, 농어촌공사는 법의 테두리에 맞게 문제없이 추진하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냐는 것처럼 들렸다. 게다가 용수 수질도 농사에 맞는 4등급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말이다.
담당자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답변이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자. 오송은 하루가 다르게 도시화가 되고 있는데, 연제저수지는 1923년 조성 당시 기능에 머물러 있다. 인근 산업단지 개발로 당연히 급수 면적은 줄었을 것이고. 이는 담당자도 일부 수긍하지 않았나.
저수지를 쾌적하게 관리할 수 있는 예산 마련이 어렵다면, 청주시가 재원을 마련해 농어촌공사로부터 저수지를 매입해 완벽하게 공원화하는 건 어떨까.
예산 등 제도적인 문제가 걸려 있어 근본적인 민원 해결이 어렵다면 이게 최선의 방안 아닐까. 또 해결 방안을 찾는 게 공무원의 역할 아닌가 묻고 싶다.
청주시도 이 문제를 시민들에게 공론화해서 저수지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적극 행정을 이제는 보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