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분기역과 통합 청주시 숨은 주역 `기자들'
오송 분기역과 통합 청주시 숨은 주역 `기자들'
  •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 승인 2020.07.16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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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원이 본 記者동네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 최근 KTX 오송역을 갔다가 승객으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면서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역 유치 당시 긴박한 순간들을 떠올렸습니다.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역 유치 운동은 충북의 `백년대계'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현안이었고 정치권도 여야를 떠나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도내 언론들도 모두 오송분기역의 필요성을 내세워 한마음으로 유치를 기원했지만 호남의 지지를 얻고 있는 천안역과의 경쟁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도청과 정치권을 맡으면서 오송분기역 기사를 줄기차게 썼고 전국부 데스크에게 “너무 편파적으로 기사를 쓴다”며 “호남지역 기사와 너무 다르다”고 쓴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호남고속철의 가장 큰 수혜자인 호남지역에서 오송역을 반대하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도내 기자들이 뭉쳐 여론을 결집하자 오송분기역 유치 운동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호남고속철 분기역으로 오송이 결정된 직후 이원종 지사가 감격스런 목소리로 “충북의 백년대계가 이뤄졌다”고 기자회견을 했던 장면이 눈에 선합니다.

이 지사는 기자들이 숨은 주역이라며 청주의 한 중식당에서 감사한다는 의미로 만찬을 마련했고 그 자리에서 `오송주'를 선보였습니다.

중국 고량주, 소주와 맥주 등 5가지 술을 섞은 오송주는 그 후엔 먹어본 적이 없지만 아직도 그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일일이 이 술을 권했던 이 지사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은 여려 차례에 걸쳐 좌절됐지만 반드시 필요했던 현안입니다.

청주-청원 통합을 놓고 청원군 공무원들과 민간단체장은 물론 도내 일부 자치단체도 반대하는 입장에 섰습니다. 그러나 도내 언론사 중 대부분이 청주-청원 통합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 통합 찬성 여론이 급격히 확산됐고 결국 통합을 이뤄냈습니다.

통합의 주역으로 한범덕 시장과 이종윤 군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저는 숨은 주역 중 하나가 기자들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 당시 청원군의 민간단체가 청주-청원 통합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통합 찬성으로 몰고 간다며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 기자들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 단체는 도내 지상파방송 C사 기자들과 제가 재직 중인 회사 기자들을 고소해 `입막음'을 시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 회사 직원 중 입사한 지 1년도 안 된 기자까지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아야 했고 결국 그 기자가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얼마 후에 사직했던 상황은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 청주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는 A아파트는 신호등이 없어 교통사고가 빈발했지만 주변에 신호등이 많다는 이유로 장기간 방치됐습니다.

이 같은 사정을 우연히 듣고 충북경찰청 담당 부서에 있는 지인에게 필요성을 설명한 결과 그곳에 신호등이 설치됐고 그 후엔 교통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그 지역 사회복지관 직원에게 신호등을 설치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소문났다는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지만 지금도 그곳을 지날 때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러나 기자들은 `관찰자'의 역할에 머물러야 하는 한계로 신호등 설치의 주역은 그 필요성을 알려준 사람과 관련 공무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누구도 오송분기역과 통합 청주시 탄생의 숨은 주역 중 기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갑자기 이런 내용을 꺼내는 것이 쑥스럽지만 기자들이 그 당시 얼마나 치열하게 기사를 썼고 노력했는지에 대해선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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