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이 기 철
3월 햇살 순금으로 내린다
이 볕살, 어느 흙인들 몸 더워지지 않으리
들길 걸으면 발아래
씀바귀 움트는 소리
귀 기울이면 논둑에
개구리 뛰어나오는 소리
걸어가면 대문마다
겨울의 빗장을 풀고
집들이 문 여는 소리
우체통마다 연두빛 말들이
새어나오는 소리
얼음 풀려 개울물 불으면
교문마다 새 신들의 왁자한 발자국 소리
저 3월의 소리
저 환한 봄의 소리
#따사로운 볕이 봄을 배달합니다. 겨우내 움츠려 있다 햇살을 받은 대지가 기지개를 켭니다. 들꽃, 개구리, 새싹 등 움트는 작은 생명의 소리가 발걸음을 잡습니다. 텅 빈 들판에 고개 내민 꽃다지가 노란꽃을 피우려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뒤숭숭한 인간의 시계도 자연의 눈뜸을 막을 수 없나 봅니다. 어둑한 마음에 환한 봄의 색채가 밀고 들어오는 3월, 힘든 지금이 지나면 희망찬 봄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찾아오길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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