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대규모 전투 병력을 파병하면서 국제사회를 격랑으로 몰고 있다. 파병된 병력 규모가 1만2000명 정도로 추정되면서 국제사회는 단순 파병이 아닌 실질적 참전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참전에 대해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3차 세계대전을 향한 첫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서방 국가의 적극적 동조를 자극하고 있다.
화답이라도 하듯 가장 먼저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량 살상이 가능한 직접 무기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같은 우리 정부 입장 표명에 발끈한 러시아는 가혹한 대응을 경고하며 신중하고 상식적인 판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심각한 것은 우리 정부의 직접 무기 지원이 허언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군수품 지원을 늘릴 테니 꼭 승리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약속했던 말로 작금에 거론되고 있는 직접 무기 지원 얘기와도 부합하지 않나 싶다.
한 수 더 떠 최근 국감장에서는 여당 의원이 국가안보실장에게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에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문자를 보내자 국가안보실장이 “넵 잘 챙기겠습니다”라고 답변한 것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우리 현무 미사일을 잘 이용해서 정부와 여당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국면을 전환시켜 보라는 소리로 들린다.
야당은 해병대원과 이태원의 수많은 젊은이도 지키지 못한 정부가 이역만리의 우크라이나 불길을 서울로 옮기려고 한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지원하는 순간 러시아와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파탄을 맞게 될 수 있다. 러시아는 ICBM 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핵잠수함 기술 같은 핵심 군사기술을 북한에 제공할 수 있다. 러시아와의 동맹이 더욱 끈끈해진 북한은 연평도 정도가 아닌 진짜 서울 한복판으로 포탄을 날리는 무모한 도발을 가해올 수 있다. 러시아를 등에 업고 한판 떠 보자 식으로 진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도 농후하다. 실제로 국민들은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지원하는 일이 한반도 전쟁 발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불안감으로 팽배해 있다.
실질적으로 남한의 안보 키를 잡고 있는 미국으로부터, 하물며 젤렌스키로부터 요청이 온 것도 아닌데 국민 의사와는 관계없이 직접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겠다는 말과 다를 게 없다. 물론 정치적 국면 전환을 위한 고도의 말장난일 수는 있겠지만 이 같은 말장난은 정권 유지를 위해 국가를 풍전등화(風前燈火)로 몰고 가려고 했던 과거의 북풍몰이 저급 정치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는 사이 중국에선 한반도에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듯한 SNS 게시물이 넘쳐나고 있다. 한국이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일본도 중국과 이심전심(以心傳心)일 것이다. 실제로 `아시아의 전쟁위기', `남한 포격 준비'란 제목의 중국 SNS 영상물에는 `좋아요'가 수백 수천개씩 달렸다. 주변국들이 한반도 전쟁을 학수고대하는 모습에 약이 올라 죽을 지경인데 진짜 전쟁이 터지면 지하 벙커에 숨어들거나 해외로 가장 먼저 도피할 사람들이 과연 누구일까를 생각하니 분통이 터지다 못해 울화통까지 치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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