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분모(共通分母:둘 또는 그 이상의 여럿이 통한다는 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는 말 그대로 미술에 대한 기본적 사고 또는 사상이 통하는, 청주를 거점으로 하는 미술인들이 어느 날 영차영차 해서 결성한 미술 단체다.
우연한 모임에 각자의 생각을 나누다가 우리 같이 전시해볼까? 라는 단순한 시작였는데 지난해 10주년 기념전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올해는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14일 동안 우리 지역 `예술 곳간' 전시장에서 열한 번째 전시회를 진행 중이다.
흔한 말로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청주지역의 강산이 10년 동안 뭐 그리 크게 변한 건 모르겠고, 코로나로 인해 지난 몇 년간 문화예술계가 주춤거릴 때도, 공통분모 회원들은 크게 개의치 않고 부지런한 일상과 묵묵한 작업으로 변함없이 10년이라는 시간을 공유했다.
또다시 10년을 시작하는 2024년, 공통분모는 다시 옷깃을 가지런히 하고 붓을 잡는다. 마침, 공통분모가 올해는 `태국 현대미술 교류전'에 초대되어 늦가을 태국으로 건너가 쟁쟁한 아시아 현대미술 작가들과 의미 있는 교류전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주변의 관심과 격려로 10년을 이어오고, 또다시 힘차게 한 발 더 나가는 의미로 해석해본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청주의 봄'이다. 우리 지역 `청주의 봄'은 화려하다. 아시다시피 봄의 무심천 벚꽃은 누가 뭐래도 전국 최고 장관 중 한 장면 아닐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족 단위는 물론 연인, 또는 부모님을 모시고 `봄의 향연' 축제의 장관을 만들어낸다. 기쁨을 나누고 슬픔을 같이 보듬어 가는 청주시민들을 위해, 공통분모 작가들이 `청주의 봄'이라는 타이틀로 시민들의 희, 노, 애, 락 일상을 멋지게 작품으로 재현해, 자신만의 언어로 속삭인다.
여기에서 `봄'이란 꼭 계절의 봄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고, 일상을 통해 보여주는 청주시민들의 행복한 모습을 `봄'으로 명사화했다. 우리 일상의 고달픈 하루하루도 돌이켜보면 당연히 나의 것이고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봄' 일수 있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채도 낮은 조명이 훅~하고 갑자기 들어온다. 투명 출입문 하나로 완전 다른 세상에 들어가는 느낌이다. 바닥의 짙은 파랑 카펫은 여느 전시장과 다른 차분함으로, 관람객 입장에서는 격조 있는 품위를 제공받는 기분이 든다. 참 좋다.
`기억', `끌림', `치밀한 우연', `오우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등 작품 제목으로만 봐도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흥미롭지 않은가…? 무채색의 작품들 사이로 갑자기 폭죽이 터지는 놀이동산이 보이기도 하고, 석기시대 빗살무늬 토기에 구구절절 내 사연들을 써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다 갑자기 타임머신을 타고 작품 속 우주공간으로 날아간다.
`여긴 어디래? 화성 근처인가?'호호호, 미지의 공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잠시 떠나보자. 작가들이 바라본 우리들의 `봄'은 어떤 모습일까요?
여러분의 봄을, 그리고 이웃들의 봄을, 곳간에 예쁘게 담았답니다. 청주시민 모두를 예술 곳간으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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