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정책 또 손질?
교육 정책 또 손질?
  • 김금란 부국장
  • 승인 2024.09.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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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또다시 교육정책이 출렁이고 있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교육열인 만큼 교육정책 변화는 온 나라를 술렁이게 만든다.

올해는 어떤 정책을 쏟아낼지, 무슨 정책에 손을 댈지. 학부모나 학생들은 늘 불안해 한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출범 2주년 기념 대토론회에서 앞으로 10년(2026~2035년)간 적용될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주요 방향이 공개했다.

계획안에는 유·초·중·고, 대학에 적용할 주요 추진과제가 담겼다. 계획안에는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평가와 대입 체제 구축 방안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원화,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 내신 외부평가제 도입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현재 6·3·3년인 초중고 학제를 바꾸거나 학년의 시작을 3월이 아닌 9월로 변경하는 학사 제도 개편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안은 내년 3월 최종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백년지대계'가 무너진 지 오래지만 그렇다고 교육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바꿀 필요가 있을까?

1994년 도입된 수능은 한 줄로 줄 세우는 폐단을 막고 공정한 평가를 이유로 매년 변경됐다. 시행 첫해 연 2회 시행됐던 수능은 이듬해 1회로 변경됐다. 1996년엔 절대평가가 도입됐고 학교종합생활기록부 제도가 실시됐다. 이후 9등급제 도입(2002년), 성적등급만 표기(2008년), 성적등급만 폐기(2009년), 영어수준별 시험 폐지(2015년) 등 대입 정책은 고3 담임교사도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수없이 조정됐다.

또한 9월 학사 제도 개편은 문민정부 시절에도 등장했다. 1997년 교육개혁위원회의 4차 교육개혁방안 논의과정에서 초중등 교육의 혁신과 국제화 세계화 차원에서 9월 신학년제 전환이 제시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당시인 2007년에도 수업연한 조정 등 학년제 개편 필요성이 언급되며 9월 학기제가 거론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3월 일선 학교의 신학기 개학이 여러 차례 연기되면서 정치권과 일부 시도교육감들이 9월 신학년제 도입을 공론화할 것을 제안했지만 사회적 혼란 등의 이유로 시행되지 못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12년 발간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9월 신학년제 변경에 따른 소요예산은 교원증원, 학급 증설, 추가경비 등을 합쳐 최대 9조1902억원이었다.

학기제 변경의 장점으로 한국교육의 국제통용성 및 국제경쟁력 강화, 인구구조 변화에의 대응, 기후 변화의 고려 등이 있지만 입시방식과 절차, 기업의 고용 시기 등 사회·관행적 제도의 재정비가 수반돼야 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도서`명견만리-모두를 위한 공존의 시대를 말하다'의`불평등' 편을 보면 10억 달러 이상의 부자 중 상속이나 증여로 부자가 된 비율이 중국 2%, 일본 18.5%, 미국 28.9%인 반면 우리나라는 74.1%에 이른다. 부자 자녀 10명 중 7명은 부자 부모의 덕을 본 셈이다.

가난한 어린이는 가난한 대학생이 된다. 가난한 대학생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지만 졸업 후 가난한 회사원이 된다. 이들은 가난한 부모가 되기 싫어 결혼도 출산도 포기한다. 결국 사라진 계층 사다리는 가난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

대입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정부는 교육정책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그 사이 공교육은 무너졌고 사교육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그 결과 학생은 공부 압박에, 학부모는 사교육 부담에, 교사는 교권추락에 행복해 하지 않는다.

정부는 대입 정책에 손을 댈 것이 아니라 계층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지 않아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성적으로 줄 세워야 공정하다는 생각부터 버리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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