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이후 몇 차례의 개정을 거쳐 총 9개의 역사문화권으로 설정되어 시행 중이며, 충청북도는 중원역사문화권 등에 포함되어 있다.
이 법의 목적은 문화유산의 연구·조사를 통한 역사적 가치 조명, 문화유산의 체계적 정비 및 지역발전 도모 등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미 많은 지자체가 이 법에 근거하여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과정에서 조직개편이 이루어졌는데 문화유산국에 역사문화권과를 신설한 것은, 이러한 변화에서 각 지역별로 분포하고 있는 고대 역사문화자원의 중요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중원역사문화권을 한 단어로 표현해보면 무엇일까? 역사문화권 정비법에서는 `고구려·백제·신라 시대의 유적·유물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정의로 보아 `삼국 문화의 융합'을 하나의 키워드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충청북도 지역은 서원경과 중원경 2개의 소경이 위치한 지역이며, 고고학적으로 삼국의 문화가 서로 영향을 끼치며 변화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정리하면 중원역사문화권이 삼국 문화 어느 곳과도 연계할 수 있는 확장성을 지닌다는 의미도 포함한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한다면 앞서 특별법의 목적 가운데 하나인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서는 타 문화권과 연계한 다양한 학술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충청북도와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은 중원역사문화권의 특징을 반영하여 도민과 연구자를 위하여 중원지역에 대한 연구성과를 공유함과 동시에 타 역사문화권의 학술 교류를 목적으로 올해까지 총 3차례의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2022년에는 고구려를 주제로 고구려 영토의 남단인 청주에서 충북대학교와 함께 학술대회를 개최하였고, 2023년 신라를 주제로 경주에서 영남고고학회와 함께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올해 2024년에는 백제를 주제로 하여 서울에서 한성백제박물관과 함께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이처럼 해마다 다른 지역에 위치한 기관과 함께 연계하여 학술대회를 추진한 결과 고대 역사문화 연구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연구성과가 축적되고, 타 지역·기관의 교류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술 교류의 중요성은 비단 고대사 분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충청북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조선왕실 가봉태실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도 연속유산 등재를 목적으로 하여 다른 지자체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현재 충청북도에서 조선후기 태실을 대표하는 충주 경종태실과 보은 순조태실을 경기도, 경상북도, 충청남도에 분포하는 태실과 함께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4개 광역자치단체와 4개 출자출연기관이 공동으로 국제 학술대회를 2년째 개최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지역의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우리들만의 독자적인 연구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다양한 지역과 기관에 있는 연구자들과의 학술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진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광역자치단체 및 지자체 간의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
이제는 우리들만의 화합과 협력뿐만 아니라, 지역의 한계를 넘어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아가는 우리로 발전하기를 고대해본다.
충북문화유산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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