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은 2024 파리 올림픽 덕분에 더 뜨겁게 기억될 것같다.
올림픽을 관심 있게 본 분들은 감동적이거나 인상적인 순간 한둘은 있었을 것이다. 나도 양궁 선수들의 압도적인 경기력에 매료되었지만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양궁 시상식 뒷배경이 되었던 앵발리드 호텔과 그 전경이었다. 프랑스는 가진 유산 덕분에 우리가 운영의 미흡함에 대해 말할 입도 막히고 판단할 눈도 가려졌다. 문화의 힘이다.
유튜브로 올림픽 관련 이슈를 살펴보다 음악의 힘이라는 썸네일에 이끌려 재생을 눌렀다. 비치발리볼 여자 결승 경기장에서 브라질과 캐나다 선수 간 언쟁으로 험악해진 분위기가 노래 한 곡으로 해결되었다는 뉴스 영상이었다. 경기장 음악을 담당한 디스크자키는 선수간 말싸움으로 중단된 경기장 분위기를 반전시켰는데 존 레넌의 `Imagine'의 공연 실황 중 후렴부분 선곡이 적중했다.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들은 저절로 노래를 따라 불렀고 승부에 눈멀었던 선수들의 표정에는 멋쩍은 미소가 번졌다. 이런게 음악의 힘이 아니겠냐는 해설위원의 멘트도 나왔다.
음악에는 힘이 있다. 영화 `미션'에서 선교사가 오보에 연주를 할 때 원주민들이 그의 곁으로 다가와 비로소 소통과 연결이 시작되었다. 원주민들은 그 선율이 가진 아름다움에 본능적으로 이끌려 다가왔다. 음악은 분명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순식간에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이 힘은 공유된 음악일 때 더 강력하게 발휘되는 것 같다. 경기장의 디스크자키는 존 레넌의 `Imagine'이란 노래의 의미를 알고 음악을 틀었다. 경기장의 관중들은 분쟁과 분열을 멈추고 평화와 공존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찰떡같이 알아듣고 소위 `떼창'으로 선수들에게 가르침을 전했고 곧 통했다.
관중들이 학교에서 `Imagine'을 배운 것은 아닐 것이고 이 노래가 만들어지고 전파된 시기에 살아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노래 부를 수 있었다. 하지만 좀 더 젊은 세대는 `Imagine'이라는 노래를 배워야만 알게될 것이다. 스스로 찾아 알기에는 음악의 생산과 소배의 속도가 너무도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악 교육자들은 공유할 음악을 선별하고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가르칠 내용에 특정 기준을 세우는 것에 부정적일 수 있다. 다양성도 좋지만 급변하는 개인주의 사회에서 누군가는 우리 세상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유된 문화, 보편적인 음악도 전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언쟁을 멈추게 할 노래가 없다면 우리 세상은 안전하고 아름다울까?
문화의 힘, 음악의 힘. 이런 것을 위해 우리는 `전수'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다. 그것은 `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다. 다음 세대가 주도할 세상도 공존은 필요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지침, 최소한의 함의가 필요한데 이것이 음악이고 문화이며 아름다움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