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후악동으로 다시 태어날까
트럼프, 기후악동으로 다시 태어날까
  •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 승인 2024.07.3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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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미국 대통령선거가 파리기후협정 탈퇴 여부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물론 논쟁의 불씨는 당연히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후보다. 트럼프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파리기후협정에서 다시 탈퇴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또다시 우여곡절 끝에 태어난 세계 기후협정을 쥐락펴락하면서 냉가슴 앓이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사실 미국의 국제기후협약 탈퇴는 정권의 향배에 따라 수시로 변해왔다.

미국은 공화당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2001년 교통의정서를 탈퇴했다. 2006년 교토의정서가 발효되기도 전이다. 당시 중국과 인도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아예 교토의정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의 거부로 교토의정서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교통의정서는 1997년 일본 교토에 모여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정하고 시행하기로 약속한 의정서였지만 탈퇴 당시 미국은 자국 산업이 손해를 입는다는 탈퇴이유를 들고 있다. 환경오염은 국경이 없는 문제인데 어떤 나라를 당장 배출가스를 줄이고, 어떤 나라는 시간을 더 주자는 식의 이중기준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내면은 자국 산업보호 측면이 강했다.

그 이후 2011년 캐나다, 2012년 일본과 러시아가 탈퇴하면서 교토의정서는 결국 유럽연합 중심의 국제조약으로 남게 됐을 뿐 그 실효성을 상실하고 말았다. 다행스럽게도 2009년 미국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유엔기후변화협약은 탄력을 받게됐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이 채택, 각 국가간 온실가스 배출규제는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2016년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는 2017년 “기후온난화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완전 사기다”라면서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감행했다. 2020년 대선에서 공화당 트럼프후보는 민주당 바이든후보와 또다시 기후변화 정책을 놓고 격돌했다.

트럼프는 자신은 “석탄을 계속 사용하겠다”며 피킷을 들고 노골적으로 반(反)기후협정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바이든은 기후변화는 인류에게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통령 취임 후 바이든은 다시 파리기후협정에 복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바이든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제정, 미국내 친환경에너지, 제약, 반도체 등 경제를 활성화 정책을 표명했다. 물론 미국내 친환경에너지 산업인 전기차, 태양광, 풍력 등 관련 분야 육성에 대한 대대적 투자확대도 포함하고 있다. 우리의 대표적 수출품목인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산업이 포함돼 당연히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당선은 IRA 폐기까지 거론될 정도로 그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민주당 후보와 대척점에 서 있는 트럼프는 이번 대선에서도 파리기후협정 재탈퇴를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첫 토론회에서 트럼프는 파리기후협정이 미국의 돈을 뜯어가는 바가지이자 재앙이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파리기후협약, 교토의정서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적 논의의 기반이 된 협정으로 1992년 채택) 탈퇴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트럼프 지지 석유업계 관계자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탈퇴는 이후 다른 대통령이 집권해도 파리기후협정 재가입이 더 어려워져 각종 세계기후협약이 파국으로 치달을 우려감마저 낳고 있다.

이번 미국 대선이 여느 때와 달리 기후악동이 재탄생할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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