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임기 반환점을 돈 이범석 청주시장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최근 주간업무보고에서 앞으로 치중해야 할 구체적인 사업을 자주 언급한다고 한다.
취임 이후 줄곧 꿀잼도시와 100만 자족·글로벌명품 도시를 강조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현실적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2년 전 취임사에서 “청주시민들은 청주가 변화가 없고 정체되어 있는 것에 아쉬워하고 있다”며 “통합 이후 도·농간의 격차는 심화되고, 불편이 많은 도시, 노잼도시라고 탄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좋은 청주로, 더 큰 청주로 나아가는 대전환을 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강조하며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이 시장이 자신의 브랜드로 내세울 수 있는 확실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시정에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임기 전반기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냉철히 되짚어 봐야 한다. 예상치 못했던 돌발 상황과 악재 발생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눈썰매장 붕괴, 공무원 공금횡령 등은 시정 동력을 올리려 할 때마다 잇따라 터졌다.
하지만 불운 탓으로 모든 것을 돌릴 순 없다.
시민들은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서 불통의 리더십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그래서인지 이 시장은 취임 2주년 브리핑에서 시민과 함께 가기 위한 제일의 가치로 `소통'과 `공감'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대규모 사업에 매달리기 보다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시정을 이끌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 것 같다.
이 시장이 소통과 공감에 방점을 둔다고 해서 100만 자족도시, 글로벌 명품도시, 충청권 메가시티 핵심도시는 시가 꼭 이루어야 할 목표이긴 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더 많은 시민이 공감할 때까지 인내할 필요도 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목표한 사업들을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라 긴 안목으로 끌고 가기 위해 호흡을 고르는 일이다.
시민들의 일상이 즐겁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는 일은 결코 중단돼서는 안된다.
행정은 시민을 위한 정책 서비스인 만큼, 정책 서비스 수요자의 입장에서 계획하고 제공하는 게 맞다.
정책과 시민의 요구에 엇박자가 지속돼서는 안될 일이다.
시민들이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소통과 공감을 강조한 이 시장의 취임 2년 브리핑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시장이 시민들과 약속한 정책 성과를 낼 수 있는 시간은 이제 2년 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우선 지난 임기 절반의 시행착오 점검에서 시작돼야 한다.
무엇이 미흡했는지 평가와 자성이 필요하다.
남은 후반기 2년 동안 시정의 성패는 소통을 통해 추동력을 다시 확보하고 시민과 소통의 보폭을 넓혀나가는 데 달렸을 것이다. 말뿐이 아닌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보여야 한다.
이 시장은 충북참여연대의 `민선8기 청주시정 2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에서 나온 주요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민의 체감을 함께하지 못했고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소통은 부족했다는 평가를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더 이상 리더십에 대한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확실한 실적으로 답해야 한다.
지금까지 보다 훨씬 더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 시장은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이제라도 주도하기 바란다. 동시에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불만에만 그치지 말고 복지부동하기 쉬운 조직 역시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게 만드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