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상류에 위치한 제천시 청풍면은 선사시대 문화의 중심지로서 각종 구석기시대 유적 및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의 유적들이 출토되어 `선사문화의 보고'다. 특히 삼국시대에는 고구려, 신라, 백제 삼국의 세력 쟁탈지로 수많은 국경의 방비를 위하여 설치한 진(鎭)이나 영(營), 보(堡), 책(柵) 등 군사적 목적의 시설인 관방 유적들이 많아 삼국의 건축양식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충북은 산성이 많은 지역인데 특히 제천지역에는 유명한 산성들이 많이 있다. 청풍호를 둘러싸는 듯 펼쳐진 산성으로 강저동의 성산성(일명 동막리성), 포전리의 작성산성, 청풍면의 견지산성, 물태리의 청풍 망월산성, 황석리 산성, 덕산면 신현리의 월형산성, 봉양읍의 감암산성, 삼거리의 제비랑산성, 한수면 송계리의 제천 덕주산성과 수산면 오치리의 오치봉수 등이 있다.
청풍호는 충주댐 건설에 따라 생겨난 인공 호수다. 1984년 충주댐 건설로 인해 제천 인근 3개 시군의 11개면 101개의 리와 동의 7천여가구가 수몰의 아픔을 겪었고, 4만여명의 인구가 삶의 터전을 잃었던 슬픈 역사가 지금도 시푸른 물속을 흐르고 있다.
남한강 상류지역으로 화려했던 중원문화를 품고 있는 청풍호는 최근 내륙의 바다라는 별칭을 가지고 화려하게 부활하였다. 충주댐 건설로 생긴 뱃길 130여리 중 볼거리가 가장 많고 풍광이 뛰어나 관광객들의 많은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청풍호의 전체 수몰 면적의 절반 이상이 제천지역이다. 그래서 제천시에서는 당시 주민들의 역사와 생활상을 기억하려 더 많이 노력하고 있다.
수몰 지구의 수많은 보물과 문화재들을 보전하여 수몰민들의 고향을 잃은 애환을 달래고, 후손들에게 역사로 남기기 위해 청풍문화재단지를 조성하여 관리하고 있다.
1986년에 조성된 청풍문화재단지는 제천 10경 중 제4경으로 불린다. 선사시대부터 조선 시대의 사대부 생활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역사를 다루고 있다 보니, 단순히 둘러보기에는 볼 것이 너무도 많다.
청풍호반의 작은 민속촌처럼 보인다. 그러나 청풍문화재단지를 민속촌이나 박물관으로 오해하면 안된다.
수목지역의 문화재를 비롯해 유적들이 최대한 있던 그대로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거나 본래 모습은 물론이고 역사의 현장을 보존하고 기억하는 진정한 가치를 이어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단지 내에는 보물 2점(한벽루, 석조여래입상), 지방유형문화재 9점(팔영루, 금남루, 금병헌, 응청각, 청풍향교, 고가 4동), 지석묘, 문인석, 비석 등 42점과 생활유물 2천여 점이 원형대로 이전 복원되어 있어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이어진 남한강 상류지역 청풍의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제천시에서 청풍호 주변에 많은 체험 관광 코스를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비봉산 정상에서 청풍호를 조망할 수 있는 청풍호반 케이블카와 모노레일, 번지점프 등 레저체험, 산악체험, 한방건강체험 등 각종 테마체험 시설로 제천 최고의 종합관광지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다.
봄날이 가기 전에! 초록빛이 더 짙어지기 전에! 제천 청풍으로 초대하고 싶다.
`봉황이 호수 위를 나는 듯한 형상'을 지닌 비봉산에 올라보면 좋겠다. 아니면 여름이 가고 가을 산빛이 가득할 때 방문해서 `금은 비단을 수놓은 산 같다.'라고 표현한 퇴계 이황 선생의 사랑을 받은 금수산의 뛰어난 절경과 청풍호의 푸른 빛을 보며 힐링 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