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달력도 마지막 한 장이 남았다. 언제 눈이 오냐는 아이의 말에, 12월부터 진짜 겨울이니까 곧 눈이 올거야 했는데, 진천은 12월이 되기도 전에 첫눈으로 겨울왕국이 되기도 했다. 작년에 보관해 둔 트리도 꺼내고, 소원나무도 만들고, 반짝이는 조명으로 도서관 입구도 밝히니 제법 연말 느낌이 난다. 2024년이라는 숫자가 낯설었는데 어느덧 올해 사업을 마무리하는 결과발표회와 협의회가 있고, 내년에 개강할 독서교실 모집도 시작했다.
주말 근무 중에 엄마와 초등학교 3~4학년쯤 돼 보이는 아들이 도서관에 들어왔다. 엄마가 이렇게 좋은 공간이 있다는 것을 너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아들에게 말을 건네며 들어오셨는데, 반짝이는 눈으로 도서관 이곳 저곳을 둘러보면서도 묻는 말에 소리 내어 대답하지는 않는 남자아이의 모습이 내 아이의 미래인가 싶었다.
부모와 교사의 옳은 말 백 마디보다 좋은 말 한 마디가 아이들을 자라게 한다는 것을 학교 현장에서 그리고 두 아이를 키우며 경험했다는 작가 소개와 아들의 좋은 습관과 태도는 부모의 말에서 시작합니다라는 프롤로그가 이 책 ‘아들 엄마의 말 연습(윤지영 저, 북라이프)’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감정 소모 없이 아들을 바르게 키우는 법, 이론편에서는 ‘엄마는 너에게 흔들리지 않고 밀리지도 않는다’는 메시지가 드러나도록 침착하고 진지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아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을 인자를 새기며 최대한 좋게 말해도 말을 듣지 않아서 결국 아이에게 화를 내는 상황 대신 규칙을 중심으로 통제하면 정중함을 잃지 않고 아들을 키울 수 있다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아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넓혀 주는 엄마의 말, 실전편에서는 싸우지 말라는 말 대신 규칙을 정하고 조율하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샤우팅이 아닌 갈등 해결 상황을 보여준다.
책을 읽어주는 엄마의 다정함, 안정감 등 긍정적인 독서 경험이 책을 매개로 전해진 엄마의 온기로 아이 마음 속에 저장되어 사소한 갈등 상황이나 사춘기의 대립 상황에서도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지 않게 막아주는 자양분이 될 것이란 말을 꼭 붙잡고 신뢰와 사랑으로 아이와 단단하게 연결되기를 바래본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과 태도를 바꾸는 것은 언제나 가능합니다. 아이를 바꿀 수는 없지만 아이를 바라보는 내 시선을 바꿀 수 있고, 아이에게 건네는 말을 다르게 할 수 있어요. 부모의 노력과 애씀은 아이만이 아닌 부모 자신도 자라게 합니다. 자녀를 키우는 건 결국 부모인 나를 키우는 과정이기도 해요. 지시할 때는 감정을 덜고 규칙으로, 대화할 때는 감정을 주고 받으며 다정하게 말한다면 아들과 부모가 함께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p.290)
책의 내용처럼 내 불안을 아이에게 떠넘기지 않고, 칭찬의 말과 감정 조절의 말 연습을 통해 남은 한 달도 더욱 배우고 성장하는 아이와 부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