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셔스라는 인도양의 섬은 유럽인들의 휴양지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신혼여행지로 많이 찾는 섬이기도 하다. 이 인도양의 진주라 불리는 섬에 2024년 1월 싸이클론 ‘벨랄’의 영향으로 시속 250km의 태풍이 몰아쳐 수도 포트루이스의 대부분 물에 잠기고 차들은 물속에 뒤엉켜 쌓였다. 공항은 폐쇄되고 모든 관공서가 문을 닫고, 태풍이 지나가기만 기다렸다. 기상예보가 늦었다는 이유로 기상청장이 해임되고 온 국민이 재해 대책 없는 당국을 비난했다.
1년전 2023년 2월에도 싸이클론이 시속 280km로 모리셔스를 강타, 섬 전체가 쑥대밭이 됐는데 올해 또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모리셔스에는 매년 1월~3월 사이 사이클론이 불어오는데 최근 그 규모가 커지고 잦아지고 있다. 인도양의 진주라는 이 섬이 이젠 여행 기피 섬이 될 정도다.
모리셔스를 강타하는 태풍은 물론, 매년 호주 대륙의 20% 이상을 태우는 거대한 산불, 80명가량이 얼어 죽은 북아메리카의 혹한, 체감온도 60도에 육박하는 남아메리카의 불볕더위가 새로운 기상이변으로 자주 등장한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탄소’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
지난 천 년 동안 탄소배출 총량은 1,550기가t으로 추정한다. IPCC 보고서와 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이 중 1,400기가t이 20세기 이후 현재까지 배출한 양이라고 한다. 18세기 초 산업혁명 시기 15기가 t, 19세기 산업 가속화 시기에도 50기가 t이었다.
지난 100년간 탄소배출 주요 원인은 화석연료 사용(전력 생산, 자동차, 산업시설) 1,100기가 t으로 가장 많고 삼림 파괴(탄소 흡수원의 상실) 200기가 t, 과도한 에너지 소비와 폐기물 문제가 100기가 t, 총 1,400기가t에 이르고 있다.
탄소배출은 당연히 기온 상승과 농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낳고 있다.
IPCC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탄소배출 추세가 유지된다면 지구 온도는 2100년까지 3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약 1도 정도 오른 현재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서두에 언급한 모리셔스의 경우, 250~280km 시속의 태풍이 발생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3도 기온이 올라갔을 때는 상상하기 어렵다.
3도 기온이 올라가면 해수면 상승은 1m로 육지의 2%가 수면 아래로 잠긴다고 한다. 약 200만 ㎢되는 멕시코의 면적과 비슷한 규모다. 전 세계 인구 중 9억명이 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측된다. 빙하기 끝난 뒤 지구 온도가 3도 상승했는데 이때 수면은 120m 상승, 많은 대륙붕이 사라지고 대륙이 분리될 정도였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차원과 개인의 노력이 절실할 따름이다. 정부와 기업은 재생 에너지 확대와 탄소세 부과 및 자원 재활용과 폐기물 최소화를 위한 순환 경제 체제를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 개인 차원에서도 대중교통 이용, 자전거 사용, 걷기 생활화, 불필요한 전기 끄기, 고효율 가전 사용하기, 플라스틱 대신 재사용 가능 제품 사용하기 등 에너지절약과 친환경소비 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하루 10분씩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연간 수백만t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작은 행동이 모여야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오늘 내딛는 한 걸음이 미래 세대의 삶을 바꿀 것이다. 우리의 후손들도 우리가 누린 아름다운 지구 모습을 보고 깨끗한 공기와 물을 맘껏 마실 수 있도록 하자.
/오영근기자 dalnim@cc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