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이야기
혈액형 이야기
  •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 승인 2024.04.17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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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관심도 많고 오해도 많다. 혈액형을 성격과 연관지어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 1930년 무렵부터라고 한다.

그러나 아직 어떠한 연결고리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없다.

오늘은 혈액형의 분포에 대해 알아보자.

혈액형의 분류 방법은 수혈의 중요성으로 인해 ABO식 혈액형(A형, B형, AB형, O형)과 Rh식 혈액형(Rh+, Rh-)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그 외에도 Lewis식, MNSs 식, P식, Kell식 등 다양한 분류법이 있다)

ABO식 혈액형의 구성비를 보면 나라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2020년 WorldAtlas에 따르면 O형(45%), A형(33.5%), B형(16%), AB형(5.5%)으로 전체 지구인을 대상으로 볼 때 O형이 가장 많고 AB형이 가장 드물다.

반면 Rh식 혈액형의 경우 Rh+형은 백인이 85%, 흑인이 95%, 황인은 99.3%가 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혈액형 비율 분포만 따로 분석해 본 결과 2024년 현재 A형(34%), O형(28%), B형(27%), AB형(11%)이다. Rh식 혈액형의 경우에는 Rh+형이 약 99.67%이다.

세계인들이 O형이 가장 많은 것과 달리 우리나라 사람은 A형이 가장 많다.

또한 우리나라 혈액형의 비율이 전체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언제 어디에서 자료를 가져왔는가에 따라 자료의 수치가 변하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들의 자료와 다른 특징을 보임을 알 수 있다.

특이하게도 베트남이나 인도, 케냐, 특히 페루의 경우에는 O형이 상당히 많이 있는데 열성 유전자인 O형이 다음 세대를 거치면서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환경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는 향후 자라나는 세대들의 과제가 될 듯하다.

필자는 여기에서 다른 점에 주목하고 싶다. ABO식 혈액형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비율이 적은 혈액형이 AB형이고 Rh식 혈액형에서 가장 비율이 적은 혈액형이 Rh-이다. 따라서 AB형이면서 Rh-인 혈액을 가진 사람은 어느 정도나 있을까?

2020년 WorldAtlas 자료에 따르면 O+(42%), A+(31%), B+(15%), AB+(5%), O+(3%), A-(2.50%), B-(1%), AB-(0.50)라고 한다.

즉, 전 세계 지구인의 0.50%만이 AB형 Rh-형이라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수혈할 피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바로 얻기 어려울 수 있다.

Robinson이라는 군목이 낸 회고록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949년 아버지는 전쟁터에서 막 집으로 돌아오셨는데 할머니가 심한 병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한 상태이셨다. 콩팥이 망가져서 즉시 수혈을 받지 못하면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 했다. 할머니의 혈액형은 AB-로 당시는 혈액은행도, 혈액형을 날라주는 비행기도 없었으며 가족 모두 혈액형이 맞지 않았다. 아버지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작별 인사를 하도록 가족을 부르기 위해 차를 운전 중이었다. 그때 마침 전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려 히치하이크하려는 병사를 보게 되었다. 너무 슬퍼서 좋은 일을 하고픈 마음이 없었지만 뭔가에 이끌리듯 차를 세우고 그 병사를 태웠다. 눈물 흘리는 아버지에게 그 병사는 연유를 물었고, 아버지의 말을 들은 병사는 목에 걸린 인식표를 보여주었는데 병사가 보여준 인식표의 혈액형은 AB-였다. 병사의 호의로 수혈받은 할머니는 그 후 47년이 지난 1996년까지 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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