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AI가 함께 부르는 달디 달고 단 `밤양갱'
인간과 AI가 함께 부르는 달디 달고 단 `밤양갱'
  •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 부회장
  • 승인 2024.03.2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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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 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 부회장

 

추운 겨울 힘들었던 몸과 마음이 봄의 따뜻함과 함께 점차 좋아지고 있어, 답답하던 마음을 열고 부드러운 바깥 공기도 마시려고 무심천 벚꽃길로 나갔다.

무심천에는 청주예술제를 맞이해 벚꽃의 개화를 기다리는 설레임으로 많은 상춘객이 흐르는 물과 함께 꽃들을 감상하고 있었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라디오를 틀자, 요즘 많이 들어본 신나는 리듬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어느 여가수가 생기발랄하게 부르는 `밤양갱'이란 노래이다. 요즘 여러 음원차트에서 1위를 싹쓸이하는 재미있는 노래이다.

리듬과 멜로디가 쉽고 재미있는 이 노래는 `비비'라는 가수가 부르는 노래로 이별의 아픔을 달콤한`밤양갱'으로 회화한 노래이다. 이 노래를 듣다 보니 왜 귀에 쏙쏙 들어오는지 알 것 같았다. 8분의 6박자의 스케이트 왈츠풍의 리듬과 인트로에서 들려오는 다소 클래식 적인 작은북의 리듬이 지금까지 가요에 입히지 않았던 동요 같은 리듬의 노래였다.

전주를 듣자마자 마치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의 느낌으로 춤부터 추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입에 착 달라붙는 중독성 있는 가사가 반복되는 이 노래는 달콤하면서도 쌉쌀한 사랑의 뒷맛을 `밤양갱'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수 장기하가 작사·작곡한 이 노래의 인기를 더욱 높인 데는 인공지능 `AI'를 이용한 유명인들의 커버 영상도 한몫하고 있다.

내가 들어 본 것만 해도 가수 아이유, 양희은, 김광석, 잔나비, 윤도현 등이 `AI' 영상으로 커버했고 개그맨 박명수 그리고 영화배우 황정민도 코믹하게 커버해 나에게 많은 웃음을 주었다. 아마 지금도 유명인들의 목소리로 `밤양갱'은 수없이 만들어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당사자들은 부른 적도 없는 노래가 자신이 노래 부르는 것이 만들어져 영상으로 나오고 있고 자기를 꼭 닮은 목소리가 나오자 당황해하기도 하고 때로는 불쾌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며칠 전에 방송에서 유명가수가 한 말이 떠오른다. `AI'로 부르는 노래 때문에 앞으로 가수들이 설 무대도 점차 줄어들고 또한 저작권에도 큰 문제가 생길 거라는 걱정을 들었다. `AI'가 발전하면서 생기는 하나의 부작용이다.

반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 `AI'는 외국어에 약한 사람들에게 많은 희망도 주고 있다. 얼마 전에 나온 삼성의 새로운 스마트폰에는 인공지능으로 세계인들과 동시통역을 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서 외국어에 약한 여행객들에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에 일상생활은 많이 발전하겠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인간미와 서로의 정도 없어지고 혼자만의 삶으로 변할 것 같다. 음악 스타일도 점차로 변하여 클래식 음악은 점차 퇴보하고 작사, 작곡도 인공지능이 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난 그런 세상이 벌써 무서운 생각이 든다.

말도 많고 걱정도 많지만, 어쨌든 이 노래는 신나고 즐겁다. 이 노래를 들으면 문득 국민학교 시절, 극장에 갈 때면 양갱이를 사서 영화를 보며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먹고 싶어도 건강에 해롭다고 아내가 눈치를 줘 못 먹었다. 오늘 밤에는 양갱이 두 통을 사서 몰래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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