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손에 손잡고 사랑을 노래할 시간들
서로 손에 손잡고 사랑을 노래할 시간들
  •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부회장
  • 승인 2024.04.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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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부회장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 난지도 2주가 지났지만, 세상은 아직도 시끄럽고 어수선하다. 다수의 의석수를 차지한 야당과 지지자들은 세상을 다 차지한 것처럼 좋아서 환호를 지르고, 기대에 못 미치는 의석을 차지한 여당 지지자들은 마치 무슨 죄라도 지은 것처럼 기가 죽어서 세상을 한탄하고,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고들 한다.

어느새 이렇게 온 국민이 반으로 갈렸는지 도통 모르겠다. 이제는 서로 생각하는 정치가 다르면 아예 만나지도 상종도 하지 않으려 한다. 이 좁은 땅에서조차 서로 지역별로 나뉘어서 다른 지역,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 끼리는 만나기도 꺼려하니, 앞으로 남과 북의 통일은 생각도 말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마 통일을 논하자고 하면 사상이 다른 사람들끼리 싸움하느라 국가 전쟁이 아닌 민족끼리 이념 전쟁으로 크게 다투다 망할 나라가 될 게 뻔하다.

얼마 전에 한 뉴스를 보았다. 선거가 끝나고 선거에 패한 후보가 당선자에게 큰 꽃다발을 들고 와 축하의 인사를 건네고, 축하를 받은 당선자는 축하의 인사를 매우 고마워하는 것을 보았다. 정말 오랜만에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아마 이런 모습이 어린 학생들에게는 민주주의에 대한 큰 교훈이 될 것이다.

요즘 어려운 세태를 보니 35여년 전 청소년들에게 레크리에이션을 지도할 때 생각이 든다. 야영이나 단체 생활에서는 늘 서로의 마음을 배려하고, 특히 주위의 장애우들이나 어려운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행사가 끝날 무렵에는 촛불의식으로 서로 손에 손을 잡기도 하고, 어깨를 부여잡고 의미를 부여하는 노래를 많이 부르곤 했다. `아침이슬', `사랑으로', `만남',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등 여러 노래를 불렀다. 난 특히 여러 노래 중에서 변진섭의 노래`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란 노래가 너무나 좋았다. 이 노래만 부르면 가사가 너무 좋아서 때로는 눈물이 나기도 했다. 세상의 힘든 사람, 모두의 위로가 되는 정말 아름다운 노랫말로 이루어졌다. `그대 어깨 위에 놓인 짐이 너무 힘에 겨워서 길을 걷다 멈춰진 그 길가에서 마냥 울고 싶어질 때, 아주 작고 약한 힘이지만 나의 손을 잡아요. 따뜻함을 느끼게 할 수 있도록 어루만져 줄게요. (합창) 우리가 저마다 힘에 겨운 인생의 무게로 넘어질 때 그 순간이 바로 우리들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그 당시에는 수많은 행사에서 가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눈물을 흘리며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이 노래를 불렀던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올 신년에 대통령이 직원들과 이 노래를 함께 불렀다. 난 이 노래를 부르는 그 풍경이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모두가 손을 부여잡고 노래 부르던 옛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이 노래를 대통령이 불렀다고 변진섭까지 손절 하려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어떤 칼럼니스트는 본인은 영상을 보지도 않았지만, 이 노래가 무조건 싫다고 한다. 그러면 어떤 노래를 함께 부르면 서로 속이 풀리고, 손을 잡을 수 있을까? 정말 걱정이다. 누가 부르던, 어떻게 부르던, 좋은 마음으로 넓은 아량으로, 때로는`측은지심'으로라도 다 함께 소리 높여 부르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의 마음에 정말 사랑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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