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을 꿈꾸는 이시종 지사와 보은·옥천·증평·음성군수에게
3선을 꿈꾸는 이시종 지사와 보은·옥천·증평·음성군수에게
  • 김기원<시인·편집위원>
  • 승인 2018.01.24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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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 김기원

6.13지방선거가 5개월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하여 선거에 나설 예비후보자들의 경쟁력 확보전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는 지방자치 일꾼을 뽑는 선거입니다.

다시 말해 지방정부 수반(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과 그들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지방의원을 뽑는 선거와 교육 자치 실현을 위해 뽑는 시·도교육감 선거를 통칭하는 선거입니다. 그러니까 한 사람의 유권자가 한 투표소에서 광역·기초자치단체장과 지역구 광역·기초의원과 비례대표 광역·기초의원과 교육감을 뽑는 선거죠.

무려 7종류의 투표용지에 기표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수고로움이 수반되는 선거입니다. 여기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시행되는 곳은 국회의원을 뽑는 투표도 해야 하고,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까지 시행되면 총 9번의 투표용지에 기표해야 하니 대한민국 선거사상 전례 없는 최다 동시투표가 될 것입니다.

그런 만큼 후보자들의 인물탐색과 정책비전에 대한 면밀한 비교분석을 위한 유권자들의 관심과 검증이 필요한 선거이구요, 유권자들의 주권의식과 시대정신이 절실히 요청되는 선거입니다. 각설하고 지방선거의 꽃은 지자체장 선거입니다. 도지사, 시장·군수가 그 지역의 명운을 좌우하니까요.

오늘은 특별히 3선을 꿈꾸는 이시종 충북지사와 정상혁 보은군수, 김영만 옥천군수, 홍성열 증평군수, 이필용 음성군수에게 고언을 드릴까 합니다. 주지하다시피 3선 연임은 현행 지방자치법이 허락한 최고의 영예이자 멍에입니다.

무려 12년을 자신의 철학과 비전으로 한 지역을 경영한다는 건 더 없는 영예이나, 장기집권으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도 많아 자신을 옥죄는 멍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선의 영예를 안았던 류봉렬 옥천군수와 유영훈 진천군수, 임각수 괴산군수가 3선 저주의 덫에 걸려 중도하차 하거나 영어의 몸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아무튼 당신들은 도내 몇 안 되는 재선 자치단체장입니다. 지난 8년여를 자신을 뽑아준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의 총체적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고 또 뛴 분들이지요. 이룬 성취와 보람도 많았을 터이고 아쉬움과 미련 또한 많을 겁니다.

3선에 성공해 그동안 쌓은 내공과 경륜으로 못다 한 일, 미진한 일을 마무리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겠지요. 3선은 따 놓은 당상이라며 부추기는 사람들도 주위에 많을 터이고, 그동안 텃밭을 갈고 닦아 웬만한 집 숟가락 숫자까지 꿰고 있으니 자신감도 있을 거구요. 3선에 도전하고 안 하고는 당신들 자유입니다만 출사표를 던지기 전에 아래 열거한 다섯 가지를 자문해 보고 진퇴를 선택하기 바랍니다.

첫째, 향후 4년간 직을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건강인가입니다. 봉직해 봐서 건강이 직무수행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누구보다 잘 알 터이니 잘 판단하기 바랍니다.

둘째, 본인의 리더십과 철학이 지역과 시대에 적합한가 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보다 지역경영을 더 잘할 후보에게 양보하기 바랍니다.

셋째, 지난 8년간 직을 수행하면서 생긴 고정관념과 선입견이 어느 정도인가 입니다. 그 고정관념과 선입견이 지역발전과 진화에 저해가 될 수 있으니 숙고하기 바랍니다.

넷째, 문화 관광 지식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마인드를 갖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지역의 명운이 여기에 달렸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측근들을 단속할 비책과 느슨해질 자기관리에 대처할 자신이 있는가 입니다. 3선의 저주가 여기에서 발생됨을 상기하기 바랍니다.

이 다섯 가지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면 도전하시고, 한 가지라도 아니다 싶으면 박수받을 때 멋진 귀거래사를 남기고 미련 없이 떠나세요. 지역과 자신을 위해 부디 후회 없는 선택을 하시기를.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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