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vs `맛' … 충북 학교 우유급식 신경전
`건강' vs `맛' … 충북 학교 우유급식 신경전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7.03.0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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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A고교 학운위 임원 등

“딸기우유 등 먹을 수 있도록…”

유색 우유 급식 허용 건의

“정부·낙농협 학생 건강 위해

소비자價보다 저렴하게 공급”

도교육청 요구 거절

학교 우유 급식을 두고 백색 우유를 고집하는 교육당국과 달리 학생들은 색소가 첨가된 유색 우유를 선호하면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유급식 비율이 매년 줄면서 교육당국은 올해 인공색소가 첨가되지 않은 유제품을 주 1회 허용했지만 학생들은 수익자 부담이면서 선택 권한이 없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청주 A고등학교 학생회장과 학교운영위원회 임원은 지난달 충북도교육청을 방문해 유색 우유 급식을 허용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 학교 학생회장은 지난해 회장 선거 공약으로 유색 우유 급식을 시행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만큼 공약을 지킬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교육부와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가 급식대상 우유 사업 표준 매뉴얼에 따라 학생 건강을 위해 국내산 원유 99.0% 이상이 함유된 백색우유(또는 강화우유, 저지방우유)를 공급도록 한 점을 내세워 요구를 거절했다.

교육 당국은 초등학교의 경우 학부모 수요조사를 거쳐 가급적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중·고등학교는 희망자에 대해 우유급식을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급식 대상 우유는 원유에 추가로 영양성분을 첨가한 가공유는 허용하되 우유 고유의 맛과 색에 영향을 주는 당, 향료, 색소 성분 등을 첨가한 가공유는 제외된다.

교육부와 농림부는 우유 급식의 다변화를 위해 올해부터 학교 여건에 따라 설탕과 인공색소가 첨가되지 않은 유제품(가공유, 치즈, 발효유)을 주 1회 이내 제공토록 허용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급식 우유를 먹지 않거나 버리는 경우가 많아 고민하고 있다.

중학생 김 모 군은 “집에서도 성장판에 영향을 준다며 강제로 우유를 먹으라고 잔소리를 하는데 학교에서도 또 먹다 보니 질린다”며 “친구들 가운데 급식 우유를 학원 화장실에 버리거나 아예 책상 밑에 방치하기도 한다. 버리는 것보다 먹고 싶은 바나나 우유, 딸기 우유 등을 골라서 먹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백색 우유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가정에서도 보편화한 건강식으로 챙겨 먹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급식 우유는 정부 지원과 낙농협회 차원에서 일반 소비자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는데 학생 건강을 위해 시행하는 급식 우유를 정부가 나서서 건강에 안 좋은 유색 우유를 공급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학생 선호도를 고려해 설탕과 인공색소가 첨가되지 않은 유제품을 주 1회에서 주 2회로 확대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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