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주관 교복 공동구매 실효성 낮다
학교주관 교복 공동구매 실효성 낮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7.01.0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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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선정업체 권장불구 50% ↑ 브랜드 교복 구입

중소업체 매출 하락·재고 증가 - 학교 업무량 가중

“브랜드, 가격 상한선만 제시 자율 구매방식 바람직”
▲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정부의 교복 가격 안정화 방안에 따라 시행되고 있는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로 브랜드 교복의 가격 인하 효과는 거뒀지만 중소업체의 매출은 하락하고 재고는 증가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 중학교 학교배정 결과가 발표된 지난 6일 청주 모 브랜드 교복 매장은 교복을 사려는 학부모와 학생 10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청주 A중학교에 진학하는 김모 양은 “중학교 학교 배정 결과를 확인한 뒤 바로 사고 싶은 브랜드 매장에 가서 교복을 구입했다”며 “학교에서 선정한 업체 교복을 왜 구입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주지역 대부분 중학교는 9일부터 시작되는 신입생 예비소집일에 맞춰 학교주관구매 업체로 선정된 교복업체에서 교복을 구매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신입생의 절반 이상은 브랜드 교복을 구입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015년 학교주관구매(동복)로 사업자 선정을 완료한 도내 152교(중·고) 가운데 일명 브랜드제품(스마트, 스쿨룩스, 아이비클럽, 에리트베이직)을 업체로 선정한 학교는 48교였다. 나머지 104교는 중소업체를 선정했다. 주관구매 참여율은 신입생 2만4467명 가운데 54.2%인 1만3260명이 참여했다.

2016년(동복)에는 브랜드 업체를 선정한 학교는 증가한 반면 구매비율은 하락했다.

지난해 브랜드업체를 선정한 학교는 전체 169교 가운데 59.7%인 101교인 반면 중소업체는 68곳에 불과했다. 주관구매 참여 학생수는 2만6906명 가운데 50.3%인 1만3555명으로 나타났다.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주관 구매 업체로 브랜드 업체를 선정해도 구매비율이 높지 않다고 말한다.

청주 B중학교의 경우 지난해 브랜드 업체를 선정했지만 신청자는 신입생 147명 중 70명에 불과했다.

청주 C중학교는 지난해 브랜드 업체를 구매 업체로 선정했지만 학생 구매비율은 60%에 불과했다. 올해도 같은 업체를 선정했지만 학부모나 학생들이 치수를 재고 맞춘 교복을 입기까지 시간이 걸리다 보니 동일 브랜드 매장에 가서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C중학교 관계자는 “브랜드 제품의 경우 매장에서 구매하는 가격과 학교 공동구매 가격이 1000원 정도 차이가 나는 데 누가 학교에서 구매를 하겠냐”며 “교복업체 선정시기만 되면 교무실과 행정실이 증가한 업무량으로 갈등을 빚는다. 중소업체를 살리는 것도 아니고 학교 업무량만 증가한 이 제도는 대표적인 전시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소업체들은 학교주관 구매로 인해 매출은 하락하고 재고만 늘었다고 하소연한다.

청주 모 교복업체는 낙찰받은 학교의 예비소집일인 9일 학교를 방문했지만 교복을 구매하겠다고 치수를 잰 학생은 20여명에 불과했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교복 학교주관 구매에 참여할 경우 신입생 인원만큼 원단을 확보하고 제품을 제작해야 한다. 그러나 구매율이 저조한 학교도 있다 보니 매출은 줄고 오히려 재고만 늘었다”며 “브랜드 제품의 가격 상한선만 제시하고 자율 구매방식으로 돌아가면 중소업체도 살수 있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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