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 `무기력한 高3교실' 옛말
수능 끝 `무기력한 高3교실' 옛말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6.12.0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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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특강·요리대회 등

학생 선호 프로그램 운영

참여율·만족도 높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교 3학년생들의 수능 이후 생활문화가 무기력했던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학교에서는 `시간때우기', 교외에서는 일탈이 비일비재했던 생활이었으나 최근에는 뜻있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려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과거 수능이 끝난 이후 고3 교실은 종업식까지 약 한달간 학교에서는 억지로 수업을 하고 학생들은 더 배울 것이 없다는 듯이 무기력한 풍경을 연출했다. 기껏 마련한 프로그램이 오전엔 3시간짜리 영화 틀어주고, 오후엔 독서나 자습시간으로 때우는 게 전부였다.

이 처럼 `시간 때우기'였던 고3 교실이 요즘은 달라졌다.

학생들의 선호를 고려해 오페라 공연, 기차여행, 내 지역 톺아보기, 경제 수업, 서울나들이, 학교스포츠클럽 출전 등 다채로운 강의와 행사로 학생들을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 부응해 충북도교육청은 `무기력한 교실'을 최소화하고 자율적이면서 공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 교육과정 다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청주 대성고등학교 10개반 366명은 서울 나들이를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모두 함께 둘러 본 뒤 학생들은 두 팀으로 나눠 한팀은 경복궁으로 또 다른 한 팀은 청와대 탐방을 했다. 대성고는 서울 나들이 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오는 12~16일 `내 지역 톺아보기'를 주제로 소풍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2일엔 대전 맥키스 컴퍼니를 초청해 오페라 `뻔뻔(fun fun)한 클래식' 공연도 할 예정이다.

청원고등학교는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20일까지 교내 요리대회, 경제교육, 융합교육 창의경진대회, 국토순례, E-train, 요리대회 등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5일부터 7일까지는 서해로 국토순례를 떠난다. 보이스피싱이나 대포통장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해 신한은행 교육강사, 임병완 대신증권 전문이사 초청 특강도 최근 진행했다.

학교 밖에서도 고3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행사에는 학교들의 `러브콜'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충청타임즈가 지난 2007년부터 10년째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을 위해 개최하고 있는 `학교스포츠클럽(축구·농구)대회'에는 매년 700~800명의 학생들이 출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올해도 도내 고교 동아리 35개팀이 출전해 열띤 경기를 펼쳤다.

축구 종목에 출전한 충북고 장익환 군은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하며 땀 흘린 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도학생교육문화원이 1일 수험생을 대상으로 공연한  창작 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에는 1000여명의 학생이 관람했다. 한때는 영화관만 가도 생활부장 교사에게 반성문을 제출할 만큼 학생들에게는 하지 말아야 할 금기 행동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촛불집회에 참여해도 학교에서 제재하기 보다는 학생의 자율과 표현의 자유라며 허용하는 분위기다. 수능을 마친 청주상당고 학생 9명은 지난달 19일 청주 도청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해 자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충북도교육청 지미경 장학사는 “수능이 끝나면 학생도, 교사도 일단 마음이 떠난 상태기 때문에 정상적인 교과 과정 운영이 어려워 종전에는 솔직히 시간때우기가 다반사였다”며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그냥 무의미하게 보내기가 아깝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원하는 유익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학교들이 고민을 많이 하고있다”고 밝혔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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