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깃든 6명 작가들의 다양한 생각
거울에 깃든 6명 작가들의 다양한 생각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6.10.04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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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몸미술관 21일까지 `거울아 거울아' 기획전 … 회화·조각 등 40여점 전시
▲ 고석민

스페이스 몸 미술관은 21일까지 전관에서 기획전 ‘거울아 거울아(Mirror Mirror)’를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은 류병학·이영선 큐레이터의 공동기획으로 고석민, 감성원, 정보영, 정정엽, 표영실, 허보리 작가를 초대해 ‘거울’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고찰한 회화, 조각, 오브제, 사진 등 40여점을 전시한다.

유리공예 작가 감성원씨는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를 예술적 감각으로 보여준다. 특히 종교 영역으로 인식됐던 스테인드글라스를 캔버스화해 이미지를 가미함으로써 모호한 현실세계를 드러낸다. 또 빛이 투과하면서 나타나는 작품은 실제와 허상, 대상과 그림자, 이미지와 현실이 하나의 공간 속에서 연출돼 새로운 느낌을 전해준다.

고석민 사진작가는 자연 속에 거울을 삽입하면서 새로운 감각의 사진을 선보인다. 바다와 강물, 숲 등 자연공간과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와 공연장 등 인공적인 장소에 거대한 거울을 배치해 순간을 기록한다. 현실과 거울 속에 투영된 현실의 묘한 배치는 현실공간과 비현실공간의 이동처럼 자연스럽다.

정정엽 작가는 거울을 가지고 7개의 에피소드를 선보인다. 오래된 거울 위에 십대의 불안과 20대의 열정을 거쳐 점점 죽음에 다가가는 70대까지의 세월을 담았다. 기존의 거울을 새롭게 단장해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작음은 삶의 여정으로도 읽힌다.

표영실 작가는 인체에서 구체적 모습이 사라진 형체를 그려내고 있다. 이목구비가 사라지고 뼈대처럼 남아있는 짙은 보라색 얼굴 형체는 현대인의 우울을 보는 듯하다. 감정은 시각적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작가의 생각은 이처럼 형체의 해체와 닿아있다.

▲ (왼쪽 위) 정보영, (오른쪽) 허보리, (아래 왼쪽부터) 김성원, 정정엽, 표영실 작가의 작품.

정보영 작가는 ‘블루아워(Blue hour)’를 전시한다. 풍경의 재현에는 빛이 담겨져 따뜻하다. 일상적인 풍경은 어디서 많이 본듯하다가도 빛이 주는 느낌에 따라 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허보리 작가는 등심을 스캔해 수를 높아 작품을 만들고 남성들의 권력의 무력화를 보여주듯 넥타이와 남성 정장을 해체해 바느질 작업으로 새롭게 작품을 만들었다. 자본주의에 내몰린 남성들이 권력화되고 다시 권력이 무력화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류학 큐레이터는 “스페이스몸은 거울의 다양한 상징성을 드러내기 위해 6명의 아티스트를 캐스팅했다. 기획전 `거울아 거울아'에 ‘공주’를 무려 4명(정보영·정정엽·표영실·허보리)으로 출현시켰고 백마 탄 왕자도 2명(고석민·감성원)으로 등장시켰다. 흥미로운 점은 4명의 공주와 2명의 왕자가 각자 자신들의 ‘마법거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면서 “2명의 큐레이터가 ‘마법거울’을 가지고 있는 왕비역으로 그리고 관객들이 일곱난쟁이 역을 맡도록 구상했다. 따라서 스페이스몸미술관의 기획전 `거울아 거울아'는 관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셈이다”고 소개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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