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가ⓛ
ESG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가ⓛ
  •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 승인 2024.03.0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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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끓는 냄비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뜨거움을 느낀 개구리는 튀어 나온다. 하지만 적당한 온도에서 서서히 가열되는 물속에 들어간 개구리는 뜨거움을 느끼지 못한 채 죽어간다. 서서히 변해가는 기후변화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인류를 빗대어 표현할 때 이같이 인용 설명되곤 한다.

세계 많은 국가들은 기후변화의 위기감을 인지하고 기후위기 대처 방법을 다각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그 중 기후변화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선도적 모범적으로 실행하는 국가 혹은 경제블록은 단연코 EU 유럽연합이다. ESG 또한 마찬가지다.

EU의 CSRD(기업지속가능성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는 2023년 발효됐다. 이는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와 재무정보를 공개토록 하고 있다.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가 바로 ESG다. EU 시장에서 경제활동하는 국가들에게 ESG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CSRD 발표와 함께 한국 기업도 ESG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하고 이 평가에 따라 EU 자본의 투자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SG가 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획기적인 분기점이 되고 있다.

아태 지역에서 ESG 사업을 이끌고 있는 유럽 ESG리더는 CSRD가 내년부터 유럽에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외국기업에도 적용되는 만큼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럴 경우 경영보고서 공시를 위해 1900여 종류의 데이터를 사전에 수집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ESG 개념을 포함한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시점은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에서 노르웨이 수상 브룬트란트가 발표한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보고서이다. 보고서는 지구자연계의 자정능력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경제산업정책이 지속된다면 인류의 미래는 빈곤과 인구증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환경파괴 등으로 대재앙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인류공동의 위협요인을 벗어나 지속가능발전으로 가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

그후 코피아난 유엔사무총장이 2004년, 세계 각국의 금융회사에 지속 가능한 투자를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에 동참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이때 세계에서 가장 큰 기관투자자들과 오랜 토론과 논의 끝에 유엔 책임투자원칙기구(UN PRI:UN Principle for Responsible Investment)의 6대 원칙이 제시됐다. UN PRI는 이들 원칙을 실행하기 위해 협력 네트워크로 유엔 후원을 받고 있는데 그 첫번째 원칙으로 모든 투자분석과 투자의사 결정에 있어 ESG를 고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식적으로 ESG라는 용어가 이때 처음 등장했다.

금융계도 이때부터 ESG라는 요소를 활용해 투자대상기업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업의 기존 평가잣대가 재무제표라고 한다면 새로운 기업평가 기준으로 ESG가 추가된 셈이다.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표화한 ESG는 탄소중립 시대에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다가서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 LG SK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은 아직도 ESG 전략만 구상할 뿐 어떻게 준비해야할 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루하루 매출경쟁에 허덕이고 있는 중소기업은 더 말할나위 없다. 물이 뜨거워지고 있음에도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개구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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