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마수리농요 지정 해제 수순
중원마수리농요 지정 해제 수순
  • 윤원진 기자
  • 승인 2018.01.02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주시 “충북도, 전승 불가능 이유 해제 예고”

전승지원비 갈등 발단 … 재발 방지책 마련 절실 

충북도 무형문화재인 중원마수리농요가 결국 지정 해제 수순에 들어갔다.

2일 충주시는 도가 전승 불가능을 이유로 지정 해제를 예고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5월 문화재 지정 해제를 충북도에 건의했다. 보존회와 기능보유자 사이에 해묵은 갈등이 발단이 됐다.

중원마수리농요는 1994년 충북무형문화재 5호로 지정된 뒤 충주시 신니면 마수리 주민들에 의해 시연돼 왔다.

그런데 2대 기능보유자 선정 과정에서 보유자에게 지원되는 전승지원비로 인해 갈등이 불거졌다. 당시 주민들은 기능보유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지원비만 챙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2013년 5월부터 지원비 지급이 중단됐지만, 주민들은 5년 동안 약 20차례에 걸친 시연회를 통해 마수리농요의 명맥을 이어왔다.

마수리농요는 최소 35명이 참여해야 시연이 가능하며 한 번에 실비만 150~200만원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은 주민들의 자체 성금과 소량의 출연금으로 충당했다.

그러나 기능보유자는 그동안 한 번도 시연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는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현재 전수활동은 예전에 시연에 참여했던 인물들의 경험과 기억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도와 시는 내분부터 정리해야 전승비원비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만 번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지친 주민들은 2년 전부터 무형문화재 해지 의사를 밝히고, 2016년 7월에는 이와 관련한 공문을 담당부서에 접수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전수교육 또는 무형문화재 기능·예능을 특별한 사유 없이 2년 동안 하지 않으면 인정을 해제할 수 있다는 문화재 보호 조례에 따라서다.

도와 시는 이달 28일까지 기관·단체와 개인 의견을 받아 지정 해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에 대해 한 무형문화재 관계자는 “주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수리농요가 지정 해제되는 절차를 밟게 돼 안타깝다”면서 “향후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충북에는 30개 종목(국가지정 3, 도지정 27)의 무형문화재가 있으며, 충주에는 7개 종목(국가지정 1, 도지정 6)의 무형문화재가 지정돼 있다.

/충주 윤원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