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이 나에게 꿈을 갖게 했다
공정무역이 나에게 꿈을 갖게 했다
  •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 승인 2023.05.1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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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談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인도에는 수많은 공정무역 엔지오들이 활동한다. 언젠가 히말라야 자락 다질링에 소재한 공정무역 GO를 방문했는데 다음과 같은 사진과 글이 액자로 표현되었다.

`당신의 지원으로 3700가구의 집을 지을 수 있었다' `당신의 지원으로 2730가구의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신의 공정무역소비는 나에게 읽고 쓸 수 있게 했고 나에게 꿈을 갖게 했다'등. 아이들 사진과 함께 있는 위 문구들은 왜 내가 공정무역을 일상에서 실천해야 하는가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공정무역은 무엇인가.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는 독점기업, 노동 착취, 아동노동 등 인간의 존엄은 사라지고 자본의 극대화만을 위한 산업화로 인한 빈곤계층의 양산과 빈곤의 대물림이다.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지구인이 8억명이라는 통계를 통해 지구 상의 빈곤의 심각성을 이해한다.

요즘 티비 한켠을 보면 한 인간이 저렇게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싶은 장면들이 수시로 방영된다. 필자는 잘 보지 않는다. 불편하다. 저들의 한 끼 양이면 한마을 주민이 먹을 식사가 되고 한 아이의 몇 달치 식량이 되지 않는가.

공정무역은 지구의 빈곤 해결이라는 큰 목적을 기반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불공정한 무역으로 발생하는 빈곤과 빈곤 대물림을 해결하려는 전 지구적인 착한 소비 활동이다. 지난 13일은 1989년 세계공정무역협회가 지정한 공정무역의 날이었다. 매년 5월 둘째 주 토요일을 공정무역의 날로 지정한 것이다.

공정무역의 역사는 1946년 미국의 시민단체가 푸에르토리코의 바느질 제품을 구매하고 1950년대 후반 영국의 옥스팜 상점에서 중국 피난민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팔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2003년 아름다운 가게가 아시아 공정무역 공예품을 시작으로 아름다운 커피, YMCA 동티모르 커피 등으로 알려진 지구적인 빈곤극복 대안 운동이다.

필자는 2002년 인도생활을 시작하면서 가난한 나라들을 많이 다녔다. 문제는 안타깝고 힘든 그들의 삶을 어떻게 우리 일상에서 함께 할 것 인가였다. 그러다 공정무역을 알게 되었고 공정무역 알리기 활동을 위해 2012년 행복까페를 만들었다.

행복까페는 그 공간만이라도 소비되고 선물 되는 물건들이 생산자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행복까페를 만들기 전부터 인도,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네팔, 티벳 등등 소규모 공정무역 가게를 찾게 되었고 보따리 형태로 물건을 구매했다. 행복까페가 오픈하면서 그 물건들이 빛을 보게 됐다. 공예품들은 모두 현지인들의 손을 거친 수공품으로 지구 상 존재하는 하나밖에 없는 물건들이었다. 이런 게 명품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홍보하고 판매했고 그 수익금은 그들의 삶터에 기부되고 지역 엔지오 활동비용으로 사용됐다.

공정무역을 설명할 때 종종 `물고기를 잡는 방법'과 `물고기를 잡아 주는 방법'으로 표현한다. 노동을 할 수 있는 빈곤한 사람에게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으로 빈곤을 스스로 해결하게 하고, 노동을 할 수 없는 분들은 기부 같이 물고기를 잡아 주어야 빈곤을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지속 가능한 활동이 되려면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공정무역이 관심을 갖는 지점이다.

커피, 공예품 등 최초 생산품은 시장성이 부족하지만 계속된 노동과 생산으로 물건을 만든다면 숙련된 제품이 나올 것이고 그 가치는 시장과의 차별화로 충분히 경쟁력을 갖게 된다. 문제는 일반시민이 접할 수 있는 공정무역의 시장 형성이다. 영국은 일상에서 쉽게 공정무역 제품을 접할 수 있는데 우린 찾아야 한다.

우리들의 삶 또한 힘들기도 하지만 지구적 관점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 행동해야 한다. 공정무역의 날이 선언적인 날을 넘어 지구인의 착한 소비로 이어지는 행동하는 날들의 외침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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