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연 앞둔 `알리' 평양서 촉촉한 감성 객석 적셨다
청주공연 앞둔 `알리' 평양서 촉촉한 감성 객석 적셨다
  • 연지민 기자·뉴시스
  • 승인 2018.04.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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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평양 대극장서 `펑펑'·`얼굴' 등 불러 감동 선사

김정은 국무위원장·부인 리설주 참석 박수 갈채

공연 후 출연진과 악수·격려 … 기념사진 촬영도

김 위원장 “`봄이 온다'에 `가을이 왔다' 공연” 제시

14일 충청타임즈 주최 청주무대서 감동 전달 예정
▲ (위) 북한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남측 예술단 출연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래 왼쪽) 김정은 위원장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모습 ▲(아래 오른쪽)알리(오른쪽 두번째) 등 남측 예술단 일행이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는 14일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파워콘서트를 갖는 가수 알리를 비롯한 남측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감동 그 자체였다. 알리는 이번 평양공연의 감동을 청주 공연에서 공연장을 찾은 청주시민들에게 평양의 감동을 그대로 전할 예정이다.

“평창과 서울에 오셨고 저는 그때 삼지연관현악단과 노래를 불렀습니다. 갑작스럽게 상황이 만들어져서 악단 분들과 얘기를 하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약속을 빨리 지킬 수 있을줄 몰랐어요. 봄에 `다시 보자'는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요.”

지난 1일 밤 동평양 대극장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다시 만납시다'가 울려 퍼졌다. 지난달 중순 서울의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두 곡이 울려 퍼진 지 한 달 반 만에 약속이 지켜진 셈이다.

서현은 “남과 북, 북과 남의 관계에도 희망이라는 꽃이 피어나고 있다”면서 “북측 예술단에게 받은 감동, 남측 시민들이 받은 감동에 대한 선물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립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과 두 곡을 합창한 `소녀시대' 멤버 서현을 비롯 이번에 평양 공연에 참여한 조용필·이선희·최진희·YB·강산엘백지영·정인·알리·김광민·레드벨벳 등 가수 11팀이 합창했다.

저녁 6시 20분에 시작한 이날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은 `남과 북이 하나'라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일깨워줬다. 대동강 물이 풀리고 훈풍이 분 것처럼 이날 공연의 주제는 `봄이 온다'였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이날 공연으로 13년 만에 평양 무대에 선 `가왕' 조용필은 먹먹해했다. 이날 이전까지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조용필의 무대가 마지막이었다.

오랜만의 평양 공연이라 긴장한 탓에 목에 염증이 생겨 공연 직전까지 고열과 통증에 시달렸던 조용필이지만 프로답게 완벽한 무대를 선사했다.

조용필을 비롯, 이미 평양을 방문했던 가수들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1999년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열린 `평화친선음악회', 2002년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MBC 평양 특별공연' 출연 이후 16년 만에 세 번째 평양을 방문한 최진희는 `사랑의 미로'를 불렀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하고 있다.

북한의 음악교과서에도 수록된 적이 있는 곡이다. 김정일의 애창곡이다. 최진희는 `MBC 평양 특별공연'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 또 북측이 요청한 곡으로 알려진 남매듀오 `현이와 덕이'의 `뒤늦은 후회'도 불렀다.

2003년 평양에서 진행된 `SBS 통일 음악회' 무대에 올랐던 이선희는 `J에게' `보고 싶은 얼굴' `아름다운 강산' 등을 불러 호응을 누렸다. 특히 위대한탄생이 편곡한 `아름다운 강산'은 더욱 화끈해졌다.

2006년 금강산에서 열린 `CBS 금강산콘서트'에 출연했고 평양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 포크록 싱어송라이터 강산에는 `…라구요'를 불렀다. 실향민의 아픔을 담은 곡으로 유명하다. 충북 제천이 고향이지만 함경도로 시집을 갔다가 6·25 동란에 남편과 생이별한 어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곡이다. 강산에의 아버지도 함경도 출신이다. 두 사람이 남쪽에서 만나 결혼, 강산에를 낳았다.

이번에 역시 처음 평양을 방문한 `디바 트리오' 백지영·정인·알리는 촉촉한 감성으로 객석을 적셨다. 정인은 이날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연주에 맞춰 허밍을 한 데 이어 `오르막길'을 불렀다. 이후 알리가 `펑펑'을 불렀고 두 사람은 `얼굴'을 함께 들려줬다.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을 듀엣했다.

K팝 아이돌 그룹 중 유일하게 이번 남한예술단에 포함된 `레드벨벳'은 자신들을 스타덤에 올린 `빨간 맛'을 불렀다. 레드벨벳은 개성 강한 퍼포먼스와 화려한 댄스, R&B를 오가는 팀 콘셉트가 매력적이다. `빨간 맛'과 더불어 `배드보이'도 분위기를 달궜다.

2003년 10월 평양류경체육관 개관식 공연에 `베이비복스'와 함께 참여했던 댄스그룹 `신화' 멤버들은 최근 연 20주년 기자회견에서 당시 공연을 떠올리며 객석이 경직돼있었다고 말했는데 이날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3층 1500석짜리 동평양 대극장은 3000석 규모의 남측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비해 규모만 작을뿐 내부 모습은 비슷했다. 무대와 맨 앞 객석 간격은 2~3m 가량으로 매우 가까운 편이었다. 덕분에 가수들은 관객의 적극적인 반응을 그대로 느꼈다.

공연이 모두 끝난 뒤에는 로이킴의 `봄봄봄' 음원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북측 관계자들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관객들은 남측 예술단이 무대 위에서 사라지는 동안에도 한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등은 2층 귀빈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며 공연 중간에 박수를 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공연 후 출연진을 불러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 예술단은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측 예술단과 합동공연을 펼친다. 1만2000석 규모이며 이 공연 역시 만석이다.

한편 남측예술단 일원으로 이번 평양공연에 참가해 촉촉한 감성으로 `펑펑'과 `얼굴'을 불러 감동을 선사한 가수 알리는 충청타임즈 주최로 오는 14일 오후 3시와 7시 청주예술의전당에서 2회에 걸쳐 홍경민과 함께 '홍경민&알리 파워콘서트'를 연다.

/연지민 기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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