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수아이·소로리 볍씨 논쟁 점화
흥수아이·소로리 볍씨 논쟁 점화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8.01.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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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박물관 학술포럼 개최 … 기존 연구 고찰·반론

이상희 교수 흥수아이 구석기 인골 아닐 가능성 제기

김민구 교수 1만2천년전 한반도 벼 자라기 힘든 환경
▲ 흥수아이와 소로리볍씨(오른쪽)

청원 두루봉동굴에서 발견된 `흥수아이'가 구석기시대 인골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또 옥산면에서 출토된 소로리볍씨에 대해서도 1만2500년전에는 기후적으로 벼가 자라기 힘든 환경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충북대학교 박물관이 18일 개최한 학술포럼에서는 박물관에서 발굴한 `흥수아이'와 `소로리 볍씨'의 기존 연구에 대해 고찰하고 논쟁하는 학술토론이 처음으로 열렸다.

이날 흥수아이에 대해 발제한 이상희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 교수는 “흥수아이를 구석기시대 인골이라고 보기도, 프랑스 학자가 주장한 조선시대 인골로 보기도 모두 근거가 부족하다”며 “인골로 볼 때 흥수아이를 구석기시대로 보기 어렵다. 연구가 미진했던 만큼 본격적인 고고학적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소로리볍씨의 발굴 연대에 대한 반론도 제기됐다.

우종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장은 발제를 통해 “2009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가 수행한 볍씨의 연대 측정 결과, 볍씨가 있었던 지층의 토탄 연대가 모두 1만2500여년전으로 나왔다”며 “청주에서는 15000년 전 이후에 볍씨의 순화가 일어났다”고 소개했다.

이에 김민구 전남대 교수는 “기후적으로 1만2000년 전은 한반도에 벼가 자라기 힘든 환경이었다. 소로리 볍씨의 연대에 대해 학계에서는 관망하는 분위기다”면서 “출토 유물을 보면 재배 벼도 섞여 있다. 하지만 벼가 출토된 주변 지역에서 추가로 벼가 나오거나 후대의 벼 유물이 발견됐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성정용 충북대 박물관장은 “이번 학술포럼에서 흥수아이에 대해 유의미한 주장이 제기됐다”며 “또 그동안 학계에서 연대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소로리볍씨에 대해서도 학술적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발굴 성과만 발표했지 지금까지 학문적인 논쟁은 없었다. 고고학 자료는 다양한 의견과 가능성을 검토하고 제시하면서 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면서 “이번 학술포럼은 이러한 지역연구사를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과정 중 하나다. 흥수아이와 소로리 볍씨 등 역사시대 유물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와 연구를 축척하고,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고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역사의 실체에 접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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