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묻고 목포신항 떠납니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눈물바다
“가슴에 묻고 목포신항 떠납니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눈물바다
  • 뉴시스
  • 승인 2017.11.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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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남현철·박영인 학생 등 5명 유가족 회견

“국민 더이상 아프지 않길 원해 … 잊지 말아 달라”

내일 신항만 합동추모식 후 안산서 3일장 치러
▲ 16일 오후 전남 목포 신항만 세월호 선체 앞에서 미수습자 5명(단원고 남현철 · 박영인학생과 양승진 교사, 권재근 · 혁규 부자)의 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신항만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찾지 못한 5명을 가슴에 묻고 떠납니다.”

16일 오후 2시쯤 전남 목포 신항만에 거치 된 세월호 선체 앞.

세월호 미수습자 단원고 남현철·박영인 학생과 양승진 교사, 권재근·혁규 부자의 가족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목포 신항을 떠나겠다”며 통한의 눈물을 쏟아냈다.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순간부터 세월호를 눈앞에 두고도 피붙이를 만날 수 없었던 3년 7개월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듯했다.

`2014년 4월 16일'에 멈춰 있던 가족들의 `기억 시계'는 흐르지 않았지만, 물리적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 1311일간 매 순간이 고비였고 사투(死鬪)였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저희를 지지해 주신 국민을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정부·국민·자원봉사자에게 가슴 먹먹한 고마움을 전했다.

현철군 아버지 남경원씨가 회견 막바지에 미수습자 5명의 이름을 부르자 곳곳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남씨도 떨리는 목소리로 “영원히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는 발언을 마친 뒤 오열했다.

일부 미수습자 가족은 주저앉아 몸을 가누지 못했고, 4·16 가족협의회 유가족들도 안타까운 심정에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들은 서로 꼭 안아주며 격려했다.

취재진 일부도 미수습자 가족들의 축 쳐진 어깨를 감싸 안고 손을 잡았다.

이날 신항만을 찾은 시민들은 “우리가 더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다.

신항만 북문에서 미수습자 5명의 사진을 바라보던 이모(32)씨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축하마저 받지 못하고 떠나는 5명의 가족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도 건넬 수가 없다”며 “너무 죄송하고, 힘든 시간을 견뎌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충남 홍성에서 온 김정순(63·여)씨도 “한을 풀지 못하고 세월호를 남긴 채 떠나야만 하는 가족들의 발걸음이 무거울 것 같다”며 “전 국민이 함께 아파했다. 다시는 세월호 참사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늘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신항만에는 `그리움의 별'이 될 5명의 사진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미수습자 가족들은 오는 18일 신항만에서 합동 추모식을 한 뒤 서울과 경기 안산에서 3일장을 치를 계획이다. 장례를 마친 뒤에는 유품을 태워 안치할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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