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공공시설 71% 지진 취약
충북 공공시설 71% 지진 취약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7.11.16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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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기준 1812곳 중 525곳만 내진 설계·보강

학교 1544곳 중 397곳으로 가장 낮아 안전 큰 위협

주택 내진율 23.7% 그쳐 … 지자체 대응 매뉴얼 시급

지난해 경북 경주에 이어 15일 포항에서도 진도 5.4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지만 충북 도내 건축물 내진율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진 설계가 안된 민간 건축물은 내진 보강을 강제할 수 없어 지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기상청이 공식적으로 지진을 관측한 이후 40년간 도내에서는 33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9월 16일 새벽 2시7분 속리산 부근에서 진도 5.2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지금까지 도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됐다.

올해도 지난 2월과 6월 옥천과 충주지역에서 각각 진도 2.3, 2.1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40년간 도내에서는 33건의 지진이 감지됐다.

지역별로는 보은지역에서 가장 많은 13건의 지진이 발생했고 옥천군과 영동군도 각각 5건, 4건으로 확인돼 충북 남부지역이 상대적으로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충북이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닌 데도 상당수 시설물이 내진 설계되거나 내진 보강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내 공공시설 내진 설계율을 시설별로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812곳 가운데 내진 설계나 보강이 이뤄진 것은 29.0%인 525곳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설물별로는 공공청사가 34.9%(558곳 중 195곳), 교량·터널이 25.8%(787곳 중 203곳), 공공하수 처리시설 26.5%(155곳 중 41곳), 병원 28.2%(131곳 중 37곳)로 조사됐다.

공공시설 중 학교 시설의 내진율이 가장 낮아 학생들의 안전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이 충청북도에 보낸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현재 내진 설계대상 학교 1544곳 중 내진 설계율은 25.7%(397곳)에 그쳤다.

한 건축 전문가는 “학교는 지은 지 40~50년이 지나 오래됐고 벽돌식 구조로 지어진 경우가 많다”며 “벽돌식 건물은 내진 보강 공사가 불가능해 새로 지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택의 내진율은 23.7%로 나타난 가운데 특히 지어진지 오래된 민간 건축물이 문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경주 강진 이후 올 2월부터 내진 설계의무 대상을 기존 3층 또는 연면적 500㎡에서 2층 이상 또는 연면적 500㎡ 이상으로 강화했다. 또 올 연말까지 내진 설계 대상을 모든 주택과 연면적 기준 200㎡ 이상 건축물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정부가 내진 설계 대상을 확대하고 있지만 도는 아직 세부계획조차 마련해 놓지 않아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도차원의 다양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재복 교원대 교수는 “지진에 대비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자체에서는 지진 피해를 대비해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공공시설은 특별교부세나 도비를 들여 내진 보강을 할 계획”이라며 “민간 시설물에 대해서는 지방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홍보해 자발적으로 내진 보강을 하도록 독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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