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일주일 연기 `탄식' vs `환호'
수능 일주일 연기 `탄식' vs `환호'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7.11.16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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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최상으로 맞췄는데 헛수고”“하늘이 준 기회 … 취약과목 준비 최선”
▲ 첨부용.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16일 충북도교육청 56지구 10시험장인 청주 서원고등학교 시험실이 텅 비어 있다. 2017.11.16./뉴시스

16일 오전 8시40분에 맞춰놨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타이머가 7일 후로 조정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신경을 곤두세우던 수험생들은 장탄식을 토해내고, 막바지 준비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걱정했던 학부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전날 대입 수능시험 연기 소식을 접한 청주의 한 고3수험생은 “일주일 전부터 집중력 향상을 위한 컨디션 조절을 했는데 소용없게 됐다”며 “일주일간 더 긴장상태로 대기하려니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충주의 한 수험생 학부모는 “천재지변이 만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건 이해한다. 하지만 12년간 오늘(16일)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우리 가족은 어쩌란 말인가. 내 아이를 일주일 더 고생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청주의 또 다른 수험생은 “일주일간 자칫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 그건 누가 책임질 것인갚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수험생 수십만명의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시험 하루 전에 갑작스럽게 모든 일정을 바꿔버린 정부가 실망스럽다”고 했다.

다른 목소리도 들린다. 막바지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거나 마지막 총정리를 깔끔하게 끝내지 못한 학생들은 `하늘이 준 기회'를 잡았다고 여긴다. 단 1점이라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에서다.

청주의 한 수험생은 “지진으로 인한 수능시험일 연기는 (성적)상위권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겠지만, 중위권 학생들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취약 과목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대입 수능시험 일주일 연기로 교육계는 대혼란에 빠졌다.

대입 수능시험 시험장으로 정해진 청주·충주·제천·옥천 4개 지구, 31개 고등학교는 이날 모두 휴업에 들어갔다. 시험장 학교가 아닌 나머지 고등학교는 전날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1·2학년을 등교시켜 정상 수업을 진행했다.

이 중 청주 상당고는 시험감독 교사 등의 식사를 위해 140인분의 식재료를 준비했는데, 갑작스러운 수능 연기로 이를 모두 지역 노인들에게 제공하는 일도 벌어졌다.

일선 고등학교에선 일주일 미뤄진 수능일정에 따라 학사일정도 전부 조정해야 하는 바람에 분주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도교육청 수능상황실에선 시험연기에 맞춰 시험감독 배치와 시험실 운영 등 시험장 운용계획을 새롭게 수립하고 있다.

정까지 전부 조정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수험생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험일정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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