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외곽 가축분뇨 냄새 `골머리'
청주시 외곽 가축분뇨 냄새 `골머리'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7.06.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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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구 일대 1867동 축사서 108만마리 사육

때이른 더위 악취문제 심각 … 잇단 피해호소 민원

이전 강제수단 없어 갈등요인 … 市 대책 마련해야

옥산 호죽리 5개 마을주민 조례 개정안 처리 촉구
▲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청주시 외곽지역이 가축분뇨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악취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지만 축산농가 이전 등 악취저감노력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지역내 새로운 갈등요인으로 부상 중이다.

22일 청주시에 따르면 옛 청원군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읍·면에서 가축분뇨 악취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민원 다수 발생지역은 청원구 율량동 상리사거리에서 증평까지 이어지는 자동차전용도로로 밤시간대 북이면 구간은 차량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악취가 많이 난다.

승용차로 증평에서 청주로 출·퇴근하는 서모씨(53)는 “매일 이 도로를 이용해 출·퇴근하는데 무심코 연 창문 때문에 코를 틀어막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청주의 관문이 악취로 뒤덮였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시의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대책을 호소했다.

중부권 관문공항을 자처하는 청주공항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공항이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악취원인은 청원구 일대에 축사가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원구내 가축사육업 등록 및 허가현황을 살펴보면 693농가, 1867동의 축사에서 108만 마리의 가축을 사육 중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악취를 풍기는 돼지 사육농가는 47곳(243동) 5만7000여마리,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사육농가는 41곳(256동) 99만마리로 집계됐다. 이 중 가금류 56만마리와 돼지 3만7000여마리는 북이면에 집중돼 있다.

소규모 축산농가 등 미등록 축사도 상당수가 존재해 총 가축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원구내 미등록 축사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청주권 전체로는 대략 540여 미등록 축산농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북이면 추학리에 돼지축사 건축신고가 접수돼 인근 마을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청원구 관계자는 “청원구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가 가축분뇨 냄새 해소”라며 “현행 제도로는 축사 이전이나 시설개선을 강제할 수 없어 대책을 마련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고 말했다.

흥덕구 호죽리도 돼지 사육허가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호죽리 논 4628㎡에 돼지 2000마리를 키울 수 있는 축사 건립을 허가받은 축산업자가 사육 마릿수를 늘리기 위해 추가로 토지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호죽리를 비롯한 인근 5개 마을주민은 최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돼지 사육 마릿수가 늘어나면 500명의 주민은 생활 터전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가축사육을 제한할 수 있는 `청주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촉구했다.

세종시 건설로 많은 축산농가가 유입된 서원구지역에서도 가축분뇨 악취로 인한 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현도면 선동리에서는 양심불량 돼지농장주가 인접한 논(2000㎡)으로 다량의 축산분뇨를 무단투기해 토지주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석재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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