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제 `4월 위기(?)'
충북경제 `4월 위기(?)'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7.03.29 2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요즘 때아닌 대통령선거전이 치러지면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정당마다 후보를 선출하는 절차를 순회하면서 밟고 있어 5월 대통령선거가 다가옴을 실감한다.

그렇지만 충북지역만 따로 놓고 볼 때 경제상황이 만만치 않다 보니, 국가적인 선거에도 그다지 신경을 쏟아부을 여력이 부족하다.

최근 한국은행 충북본부의 발표대로 올해 충북의 경기상황은 매우 좋다. 다른 지역에 비해 10배 정도 생산증가율이 높다는 희소식이 들린다. 충북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가 사드보복을 뚫고 중국 수출을 크게 늘렸다는 소식도 왔다.

모처럼 충북지역 소비자심리지수가 100.1을 기록한 것도 꽁꽁 얼어붙어 있던 소비에 봄바람이 부는 듯 되살아나겠지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렇지만 이런 희소식 속에서도 지난해부터 밀려온 충북도 차원의 대형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실패했거나 실패로 귀결되고 있어 마음 한켠이 무겁다.

3천억대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산업단지를 조성하려던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의 충주에코폴리스 사업이 포기선언만 남긴 듯하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이 사업손실이 1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것을 보니 곧 손을 들겠다는 예감을 하게 된다.

학습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말 탄핵정국에서 충북도는 1년여 간 끌어왔던 이란기업의 오송 20억달러 투자가 무산됐다고 밝혔다. `기다려라', `곧 투자된다'는 소식만 듣다가 없었던 일이 됐던 터라 도민들의 허탈감이 컸다.

그에 앞서 청주에어로폴리스도 사업포기 절차를 밟았다. 결국 4조원대의 경제유발 효과와 2만여명의 일자리창출을 내걸었던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의 3대 프로젝트(오송바이오폴리스, 청주에어로폴리스, 충주에코폴리스)는 차 떼고, 포 뗐다.

그런데 이 과정을 보면서 충북지역이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경제성장을 거듭하는 곳인데, 왜 공공 대형 프로젝트만 이처럼 실패를 거듭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SK하이닉스의 15조 5000억원 투자확정, 청주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의 완전분양 등 민간과 기초자치단체의 프로젝트와는 다르게 유독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의 사업은 왜 연속적으로 쓴잔을 마시고 있는가.

충주에코폴리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벌써부터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그것은 차후 문제다.

우선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왜 이렇게 됐는지에 대한 자세한 분석과 대책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다시는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 아닌가. 수장도 없이 사상누각(沙上閣)에서 버티는 옹색함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후세를 위해서도 3대 프로젝트의 현실을 낱낱이 도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한 가지 더 다음 달 말쯤 대통령선거 때문에 정신없을 때 `퇴로'를 만들어 빠져나갈 생각하지 말고, 민심의 파도에 정면으로 맞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충북을 떠났지만, 도민은 지금 그대로 남아 있다. 우리가 수습하고, 되살려야 할 땅도 그대로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어물쩍거리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자세를 보여서는 안 된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4월은 그야말로`충북경제 위기의 달'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