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하나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하나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17.02.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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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대한민국을 비추던 한 줄기 빛이 먹구름에 휩싸였다. 특검의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가 기각됐기 때문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도 1차 기각됐다가, 특검이 4주에 걸친 보강 수사를 통해 이 부회장을 최종 구속시킨 바 있다. 그러나 황교안대통령권한대행이 28일로 만료 되는 특검 수사를 연장하지 않는 한, 특검은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하거나 그간 수사한 내용을 검찰에 이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누군가 구속되면 측은한 마음으로 긍휼히 여기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가 `구속 수사를 해야 할 만큼 사안이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한 뒤, 구속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면 조금이라도 안도하며 다행스럽게 생각돼야 하는 것이 일반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 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 이 부회장의 구속이 대한민국을 비추는 한 줄기 빛처럼, 우 전 수석 구속 기각이 먹구름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지금까지 만천하에 명명백백하게 드러난 사실들만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듯이, 이재용 구속이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하는 세상, 모든 일이 마침내 올바름으로 귀결되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지공무사한 세상'으로 향하는 시금석이 된 반면, 우병우 구속 기각은 `옳은 것을 그르다고 하고 그른 것을 옳다고 하는 세상, 돈과 권력 및 특정인의 이해득실에 따라 옳고 그름이 뒤바뀌는 삿된 세상'으로의 퇴행이 된 까닭이다.

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들과 관련, 문득 “是謂是(시위시) 非謂非(비위비) 曰直(왈직)”이란 구절이 떠오른다.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하는 것을 일러 `곧다'고 한다는 순자(荀子)의 가르침이다. 直(곧을직)은 十(열십). 目(눈목), ?(숨을은)을 합한 글자다. 十(십)은 종과 횡, 시간과 공간, 하늘과 땅을 아우르는 완전무결함을 뜻하는 글자로,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는 숨은 진실까지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치우침 없이 꿰뚫어 보는 것이 直(직)임을 알 수 있다.

이재용 우병우와 관련해선 “?之所加(법지소가) 智者弗能辭(지자불능사) 勇者弗敢爭(용자불감쟁) 刑過不避大臣(형과불피대신) 賞善不遺匹夫(상선불유필부)” 즉, 법의 적용은 지혜로운 자도 벗어날 수 없고 용감한 자도 대항하지 못하며 형벌은 대신도 피하지 못하고 포상은 필부도 제외 돼선 안 된다는 한비자의 말이 가슴을 후벼 판다. 주권자로서 국기 문란 및 정치권의 타락을 적극 제지하지 못한 채 방관해 왔기에 더욱더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좋든 싫든, 이제 곧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대한민국이 당면하고 있는 중차대한 제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는 극히 소극적이면서도, 대선에서의 표나 의식한 보여주기 식 행보에 여념이 없거나, 구시대적 색깔론 등으로 국론을 분열하는데 열을 올리는 대권후보라면 눈길조차 주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출세와 영달이 아니라, 모두가 다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오로지 충심으로 봉사할 줄 아는 인물이 대한민국의 리더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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